024. 사 모(조지훈)
[하루 한 詩 - 024] 사랑~♡ 그게 뭔데~?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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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구절 읊조리며
소주잔 기울이던 젊은 시절
사랑이 무엇인지 천지 분간도 못하면서
그리워하고 애태우던 그대 하나 가졌었지요.
그렇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그리움 모두 채워 마시던 술 한 잔도
세월 탓인지
건성의 사랑 탓인지
어느새 슬픈 멍든 가슴으로 넘치는
초라한 술 한 잔으로 되돌아오던
방황의 젊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랑의 열정 불태울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