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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밤비(오세영)

[하루 한 詩 - 297]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밤에

홀로 듣는 빗소리.

비는 깨어 있는 자에게만

비가 된다.

잠든 흙 속에서

라일락이 깨어나듯

한 사내의 두 뺨이 비에 적실 때

비로소 눈뜨는 영혼.

외로운 등불

밝히는 밤,

소리 없이 몇천 년 흐르는 江물.

눈물은

뜨거운 가슴속에서만

사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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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비가 와도

똑같은 소리가 들려도

똑같은 외로움도

낮과 밤은 천지 차이다.

특히 마음의 무게는

무엇에 비할 수 없이

하늘과 땅 사이를

오르내린다.

법정 스님은

스님이 되겠다고

밤에 찾아오는 사람은

절대 받아주지 않았단다.

그만큼 밤의 마음은

감상적이고 즉흥적이고 낭만적이다.

그 마음에 휘둘리는 행동은

순간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

일시적이나마

싱숭생숭 그 마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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