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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북카페 Oct 15. 2024

#7. 잘 가라, 나를 떠나가는 것들 (1부)

 아무리 애써도 마음 가는 걸 못 막는 건, 마음이 본능적으로 직감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직감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어제 봤고, 오늘 보고, 내일도 볼 루틴한 관계일지라도 때가 되면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겨질 수밖에 없음을 귀신같이 눈치채는 마음은, 엄격한 뇌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끝내 본능을 쫓는다.


 그러기에 지금 이 순간, 매 찰나 성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음이 다 헤어질지라도, 마음 다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굿뉴스드로잉>

    

 마음과 사랑, 만남과 헤어짐의 심오한 역학관계를 곱씹고 누워있자니 이 노래 생각이 간절해진다. 응, 또 그분이다. 나의 최애 가수 ‘최/백/호’.


 2022년, 신곡발매는 않을 것 같던 지긋한 연배에 또 한 번 삶의 페이소스를 담은 명반을 발표했으니- 그 이름도 찬란한 <찰나>다.


 ‘찰나’라는 단어부터가 몹시 취향 저격이다. 수록곡 ‘나를 떠나가는 것들’의 가사는 더욱 취향 저격이고.               



잘 가라 나를 떠나가는 것들  
그것은 젊음, 자유, 사랑 같은 것들  
잘 가라 나를 지켜주던 것들  
그것은 열정, 방황, 순수 같은 것들     

그렇게 믿고 다치더라도  
나는 또 누굴 믿게 되겠지  
그렇게 아픈 사랑이 끝나도  
나는 또 누굴 사랑하겠지   

그러니 ‘잘 가라’     
인사 같은 건 해야겠지  
무섭고 또 아파도  
매일이 이별의 연습이지만  
여전히 난 익숙해지지 않아    

그러니 ‘잘 가라’   
인사 같은 건 해줘야지   
너에게 또 나에게  
배웅은 또 다른 마중일 테니    
해야겠지 너에게 또 나에게
   
난 아파하겠지
그래야 보낼 수 있을 테니 모든 걸   
난 나아지겠지   
모든 건 다 지나갈 테니  

보내야 오겠지   
내일이 그렇듯  
또 흐려지겠지   
지나간 것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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