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웅, 웅—
오늘따라 크게 들리는 냉장고 소리. 요란하기도 하다.
평소와 다름없는 우리 둘, 엄마와 나.
그는 없지만, 아삭 거리는 김치 소리조차 나지 않게 조심히 밥을 먹는다.
이젠 안 그래도 되지 않나.
엄마는 옅은 미소를 띠고, 많이 먹으라며 두부조림을 건네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다.
부드럽다. 촉촉하다. 맛있다.
그녀는 행복한 걸까.
나는 모르겠다.
젓가락이 식탁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순간 어깨를 움츠렸다.
아무 소리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엄마는 젓가락을 주워주며 웃었다.
그 웃음이 왠지, 더 무서웠다.
식탁 위의 둘.
나도 모르게 자꾸 방문 쪽을 쳐다본다.
밤이면 현관문 쪽을 자꾸 쳐다본다.
아무 소리도 없는데, 발자국이 들리는 것 같다.
나는 방문을 닫고, 이불을 덮는다.
돌아오면 안 되는데, 돌아오는 것 같았다.
그는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현관 앞에는 여전히 그의 슬리퍼가 나뒹군다.
엄마는 손을 대지 않았다.
못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른다.
"엄마, 슬리퍼... 치워?"
엄마는 말없이 고개를 젓는다.
"그냥... 좀 더 두자."
방 안은 조용하다.
조용한데, 귀가 울린다.
냉장고 소리가 더 커졌다.
내 심장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다.
엄마는 집 안을 걷는 게 어색하다는 듯, 자주 멈칫거렸다.
그녀의 손가락에 붙어있던 반창고도 사라졌다.
그가 사라졌지만,
그가 집 안에 심어둔 것들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우리는 지금,
사라진 그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