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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균형 Dec 27. 2022

지금 웃고 있잖아요.

feat. 올해의 명장면

첫째 J와 같은 또래의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 있었다. 두 돌을 갓 지난 정도의 3살 남자아이. 공을 던져주고 둘이 같이 놀게 해 주었다. '친구가 J랑 같이 놀고 싶대. 공을 친구랑 같이 던지면서 놀아볼까?' 아이 둘이 잠시 같이 노는 사이 아이 엄마가 말을 걸어온다.

'여기 사시는 분이세요?'
너무 동네 사는 차림으로 오긴 했지.. 선크림도 안 바르고 무더운 여름을 제주에서 보내느라 얼굴이며 팔다리가 엄청 타기도 했다.
'아니요. 한달살이 하는 중이에요.'
'와, 너무 좋으시겠어요.'
'네, 근데 애들이 너무 어려서 나중에 기억을 하려나 모르겠어요.'
'그건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건 지금 아가가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잖아요. 그럼 된 거죠.'

아이 엄마의 한마디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아니, 마치 내게 깨달음을 얻으라고 내려온 신이 아닐까 생각이 들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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