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자.
나이 듦이 두렵지도 않거니와 결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데, 아이들의 상큼한 미소와 귀를 간지럽히는 재잘거림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어인 까닭인가? 루지체험장을 찾는 아이들은 저마다 가진 꿈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체험장을 환하게 밝힌다. 천사가 존재한다면 아마도 이 아이들이리라.
체험장을 찾는 아이들은 정말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체험장이 마냥 신이 난 아이와 시큰둥한 아이, 혼자 타겠노라 우기는 자립형 아이와 동반탑승을 고집하는 소심한 아이, 동반탑승 시 엄마 아빠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아이, 살짝 상처가 나도 다시 타겠노라 말하는 씩씩한 아이와 대성통곡을 하는 엄살쟁이 아이, 주행도로에 설치된 골룸 모형이 살아 움직여 무섭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 루지보다 전기카트에 눈길을 두는 호기심 충만한 아이, 동반탑승인데도 죽어도 핸들은 양보 못한다는 위험한 아이 등 상상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이처럼 다양한 아이들의 행동엔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고 어느 것 하나도 그르다 말할 수 없다. 가끔 함께한 보호자의 속을 태우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탓 일지니 아이를 탓하기도 어렵다. 어느 경우든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라는 게 필자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위에 열거한 사례 중 첫 번째 경우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상반된 아이들 반응의 원인은 대게 자의냐 타의냐에 달려있다. 꿈 많고 호기심 충만한 어린아이들이 어찌 루지체험장이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떤 이유로든 보호자에 의해 억지로 끌려왔다는 생각 때문에 마냥 신이 날수만은 없는 노릇이리라. 이왕 하는 나들이라면 출발 전부터 스스로 마음이 동할 수 있도록 사려 깊은 고민을 해보시길 권한다. 시작이 어설프면 온종일 감정이 뒤엉키고 표정은 어둡고 발걸음이 무거운 법이다. 아이들이 억지로 끌려왔다고 느낀다면 목적지가 어디인들 어찌 즐거울 수 있겠는가. 우리 소중한 아이들이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천사가 될 수 있도록 꼼꼼하고 세심한 연출이 필요하다.
바라건대 아이들마다 가진 개성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자. 우리 횡성루지체험장이 꿈만큼이나 다양한 아이들에게 저마다의 개성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체험장이 되길 소망한다.
사족) 나이 탓인지 쓸데없이 새벽이 일찍 열려 괴롭던 어느 날 결심했다. 여유 시간에 뭐라도 하자. 마침내 새벽 두 시간여 동안 카페 오픈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진즉에 버킷리스트에 있었지만 나중 일이라 여겨 미뤄두었던 '목공카페'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카페에서 일을 하니 이왕이면 제빵 제과에 대해 이론적으로 무장도 할 겸 나중 목공카페를 위해 제빵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따놓자는 생각에 이른다. 3주 동안 가용한 모든 시간에 집중했다. 다행히 10월 22일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다시 연재를 이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