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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Sep 27. 2024

질문 금기사항

때로는 좋은 질문보다 침묵을

좋은 질문이 올바른 답을 유도하지만 때론 질문 자체가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고객을 맞는 직원 입장에서 보면 업무와 관련된 내용일 경우 일방적 전달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대화라는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대화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고객이 먼저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직원이 먼저 질문을 건넨다. 고객의 질문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직원의 질문은 부드러운 관계설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고객과 직원 사이지만 적절한 질문으로 고객의 마음을 여는 빌드업을 하는 것이다.


고객도 루지체험장을 찾은 목적이 즐기러 온 게 분명하기에 열린 마음으로 응대를 한다. 질문자의 의도를 헤아리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이쯤 되면 이미 교감이 이루어진 상태다. 질문 내용은 그날그날 역할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직무와 무관하게 긍정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게 요령이다. 밝고 긍정적인 대답을 유도하려면 질문 내용이 좋아야 한다. 그게 뭐 대수냐 할 수도 있겠지만, 고객의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질문 내용과 목소리 톤, 표정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좋은 질문은 의도했던 밝고 활기찬 대답을 이끌어내고 고객에게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수 있다. 체험장 직원이라면 대화의 프로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다.


하지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질문도 있다. 부모 자식 간 사이가 분명해 보이는데 부모 한쪽이 부재한 경우다. 이 경우 '왜 아빠는(엄마는) 같이 안 오셨어?' 따위의 질문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일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한쪽 부모만 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려심 없는 경솔한 질문에 아이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 혼자인 보호자도 마찬가지리라. 더욱 안타까운 일은 직원의 눈치 없는 질문 한마디가 고객의 남은 하루를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긍정의 몸동작으로 체험장 나들이를 한 것인데,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때론 좋은 질문보다 침묵이 더 빛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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