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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사탕 Apr 21. 2023

겨울 그리고 봄


예전과는 달리 유난히도 추웠던 작년 12월.

생전 처음 보는 영하 20도의 추위는 코끝을 매섭게 후려치는 듯싶었다. 그리고 조금 나아지는 듯싶더니 1월 말 다시금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찬 공기가 뼛 속까지 시리게 만들었다.

     

어느덧 겨울의 끝자락이라는 2월이 시작되었다. 추위에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손에 쥔 따듯한 핫팩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더욱 3월의 따스한 봄기운을 기웃거리게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2월은 그저 추위가 조금 가실 수 있는 겨울의 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 되니 같은 상황을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간절기의 시간이 유독 바쁘게 느껴진다. 아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매년 겪어야 하는 2월의 짧은 한 달.

그런데 왜 나는 똑같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내가 서 있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태양은 저 멀리 항상 같은 곳에서 빛을 뿌려주고 있는데, 지구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진다. 내가 그만큼 다른 곳에 있다는 증거다.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같은 상황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 본다면 태양은 그저 한 자리에 계속 있을 뿐이다.


아무리 내가 발버둥을 친다 해도 달라진 것은 돌고 도는 지구뿐이다.


나의 삶도 마찬가지다.

내가 스스로 정해놓은 목표는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같은 행동을 해도 다른 결과와 다른 감정의 시작은 ‘나’였다.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어도 의지에 상관없이 변화는 이루어지게 되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배워야 하고 깨달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태양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방법이 아닐까.


아무리 추운 겨울 한가운데 있어도 해의 위치를 안다면 그 안에서 추위를 덜 느낄 수 있다. 이제 곧 따듯한 봄이 찾아올 것이라 예상도 가능하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태양을 똑바로 보는 것, 해가 어디에 있건 잃어버리지 않는 것. 이것이 필요하다. 목표가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길을 잃지 않고 피어나는 새싹과 열매를 맞이할 수 있다.     


해를 잊지 않는다는 말은 내가 어디에 있건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스스로 ‘안 된다’는 말보다 고개를 들어 태양을 제대로 바라볼 의지가 필요할 뿐이다. 인생의 따듯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나만의 ‘해님’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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