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정 day14 - 우연
대학교 때, 친구들과 매년 여의도 불꽃놀이를 보러 갔었는데, 처음 갔을 때는 생각보다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도저히 여의도까지 시간에 맞춰 갈 수가 없었다.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불꽃소리가 펑펑 터지기 시작했고, 버스 안에서 탄성이 나오자 아저씨께서 천천히 운전을 해주셔서 구경을 하며 갈 수 있었다. 구경을 하다가 다리 근처의 정류장에 내려서, 다리 위에서 불꽃놀이를 본 적이 있었다.
눈앞에서 색색의 불꽃들이 펑펑 터지는 게 너무 아름다웠고, 불꽃으로 저렇게 다양하게 표현을 할 수 있구나 싶어, 넋을 놓고 보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기억이 인상 깊어 그 이후에도 매년 갔었는데, 그 해의 콘셉트나 예산(?)에 따라 불꽃놀이의 방향성이 매년 달랐었고, 아무래도 처음 본 게 가까이에서 인상 깊게 봐서 그런지, 몇 년 다니고서는 흥미가 떨어져 더 이상 가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에 가족들과 여수 엑스포를 보러 갔었는데, 커다란 불꽃쇼가 있다 그래서 갈까 말까 하다가, 엄마가 꼭 보고 싶다고 하셔서 저녁에 자리를 잡고 불꽃쇼를 기다리던 기억이 난다. 뭐 해봐야 얼마나 대단하겠어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와.. 불꽃을 이렇게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고 여러 번 감탄을 하던 기억이 난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도 살짝 글썽였던 것 같다.
나중에 우연히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분이 그 불꽃쇼를 계획했던 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일본에 관련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관심이 있으면 추천서를 써줄 테니 한 번 가보라고 알려주시기도 했었다.
그 외에도 광안리 불꽃놀이가 정말 멋지다고 다들 추천해 줬었는데, 도저히 갈 기회가 되지 않아 보지는 못했지만, 앞의 두 번의 불꽃놀이도 충분히 예술적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좋았고, 미적인 가치가 주는 아름다움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기회가 된다면 멋진 불꽃놀이를 또 보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