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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그림

by 유미래
9월 말 파란 가을 하늘


파란 하늘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그림


파란 하늘 올려다보면 늘 두근거리는 내 마음

추억 속으로 여행 떠나며

붓을 잡는다


학교에 처음 출근하던 여리던 아가씨

장난꾸러기 장난에 어쩔 줄 몰라하던

복숭아빛 예쁜 볼을 그려볼까


첫아들 낳고 서툴러 쩔쩔매던 초보 엄마

우는 아기 달래지 못해

홍당무 되어버린 불그스레한 얼굴도 그려야지


세월이 흘러 아이가 자라

엄마보다 더 사랑하는 짝꿍 만나 떠나갈 때

기쁨과 서운함이 섞인

알듯 모를 듯 애매한 마음은

어떤 색으로 그려야 할까


파란 하늘도화지 주인공 되고 싶어

나팔 불며 들어온 비행기

그 옆에 우리 가족 살포시 얹어 본다

올 겨울 둥이 데리고 눈 구경 가면

파란 하늘도화지에 그림이 늘어나겠지


이제

파란 하늘도화지에

슬픈 얼굴 말고 행복한 얼굴들이 차곡차곡 쌓이길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보며

내 마음에도 연둣빛 그림을 꾹꾹 눌러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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