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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Apr 24. 2023

쉬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아이들

초등학교는 40분 수업하고 10분 쉬는 시간이 운영된다. 1, 2 학년은 4교시가 2일이고, 5교시가 3일이다. 3학년부터는 매일 5교시나 6교시가 운영되고, 대부분 학교는 1주일에 한번 수요일에 4교시로 운영된다.


우리 반은 수요일과 금요일이 4교시고 나머지 요일은 5교시다. 보통 2교시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 자유 놀이 시간을 운영한다. 학교 차원에서 1,2교시를 블록수업으로 하고 중간놀이 시간을 20분 정도 운영하는 학교도 있지만 우리 학교는 중간 놀이 시간이 따로 없어서 2교시 후에 15분 정도 놀이 시간을 준다.


가끔 연수를 가면 두 시간을 연강하고 쉬는 시간을 준다. 어른인 나도 쉬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잠시 머리를 식히고 차한 잔을 마시기도 하고 동료와 담소를 나누거나 야외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들어온다. 그 심정을 알기에 우리 반 학생들에게 하루에 한두 번 놀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꼭 제공한다.



물론 수업 시간에는 집중하여 공부를 하지만 쉬는 시간에는 신나서 또래끼리 모여서 블록으로 만들기를 하거나 공기놀이를 한다. 공기놀이는 주로 여학생들이 하고 블록으로 로봇이나 자동차 등을 만들며 노는 학생들은 주로 남학생들이다. 만든 작품이 부서질까 봐 책장 위에 고이 세워 두기도 한다. 젠가로 쌓기 놀이를 하기도 하고 컵 쌓기 놀이도 한다. 그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논다.


간혹 성향이 조금 다른 한두 학생들은 놀이에 별 관심이 없어서 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가만히 앉아 있기도 한다. 함께 잠시 놀면 될 텐데 조금 안타깝다. 하지만 친구들과 놀이를 권해도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공부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놀 때는 즐겁게 놀았으면 하는 게 학교 엄마인 내 마음이다.


쉬는 시간에 놀이하는 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공부시간보다 즐거운 표정이다. 마치 공부시간 종이 안울렸으면 하는 마음인 것 같다. 노는 모습을 관찰하며 교우 관계도 파악하고 성격도 살펴본다. 가끔 놀이에 끼지 못하는 학생을 보면 일부러 데려가서 함께 놀도록 유도해 본다. 놀다가 다툼이 일어나면 잘 화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오늘도 2교시 쉬는 시간에 자유놀이를 하였다. 초록이가 1교시 쉬는 시간에

"선생님, 놀아도 돼요?"

라고 물어보아서 2교시 끝나고 놀이시간 준다고 하였다. 2교시 끝나기 5분 전에 자유 놀이 시간을 주었다. 오늘은 평소에 친구들과 놀지 않고 책만 보던 파랑이도 친구들과 컵 쌓기 놀이를 하여서 너무 기특했다. 컵 쌓기를 다 한 뒤에 기념사진도 찍어 주었다.


학교에 있다 보면 여러 가지 사안이 발생한다. 작은 것 하나도 지나치지 않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전화 상담이나 대면 상담을 하기도 한다.


설명을 드리면 이해를 하시지만 담임으로서 죄송한 마음 반, 걱정 반이다. 그 정도의 일로 상처를 받는 연약한 아이로 키우면 나중에 더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작은 일로 상처를 받기보다는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워 주길 바란다.


1년 동안 함께 할 친구들이다. 서로서로 도와주고 함께 놀며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우리 반이 되길 바란다. 지난 체육시간에 얼음 땡 놀이를 하며 땀을 뻘뻘 흘리던 아이들이 생각난다. 멋지다. 그래서 칭찬하고 싶다.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며 즐겁게 잘 지내길 기대해 본다.


22명 모든 학생이 다 잘할 수는 없다. 쌍둥이도 성향이 다른데 22명 모두 성격이 다른 학생이다. 하지만 서로 피해 주지 않고 싫어하는 행동 하지 않으며 1년 동안 잘 지내서 어떤 사안도 발생하지 않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아마 모든 담임선생님의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아침부터 지킬 일을 복창한다.

하나, 교실과 복도에서 뛰지 않겠습니다.

   둘,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셋, 친구에게 욕을 하거나 별명을 부르지 않겠습니다.

   넷, 친구의 몸을 함부로 만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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