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쯤 전이었나. 미친 상사가 있었어. 자기가 치명적인 줄 아는 게 치명적인 단점인 사람이었는데, 항상 나에게 치명타를 날리곤 했지. 그녀의 주된 업무는 엄마의 모든 행동을 트집 잡는 거였단다.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감시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했지. 무슨 지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나포도”
그녀는 꼭 엄마를 ‘나포도’라고 불렀어. 너희 할머니도 엄마를 그렇게는 안 부르는데. 썅년. (엄마보다 나이가 많아도 썅년은 썅년이다)
“네”
근데 엄마는 또 순순히 대답한다. 참 착하지 않니.
“오늘 8시에 인터뷰가 생겼는데, 내가 할까?”
화법 하나 기가 막히게 기가 막히지. 그녀는 항상 이딴식이었단다. 자기가 듣고 싶은 대답을 지정해놓은 후에 물어봤지. 망할 놈의 보좌병이 있는 엄마는 이럴 때마다 또 착한 후배가 되어 드리곤 했단다.
“제가 할게요. 선배는 퇴근 하세요”
옘병.
지랄도 병이고, 옘병도 병이라는데, 지긋지긋한 이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왜 여태 개발되고 있지 않는걸까? 2022년이면 이런 약 정도는 나와줘야 하는 거 아니니? 쌍둥아. 엄마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지는 않니? 적어도 혼자서 끙끙 앓지는 않길 바란다.
미친 상사는 어디에나 있어. 없다면 네가 미친 상사일지도 모를 일이지. 만약 지금 너희의 옆에 미친 상사가 있다면? 정답은 하나란다.
개.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