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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지석 Oct 13. 2024

눅눅한 비스킷을 씹으며

2부 그들은 내 머릿속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 습도 따위가

 쓰나미를 몰고 와 덮쳐 땀으로

 흠뻑 젖어버리던 여름밤      


 하늘은 어색하게 회색 낯빛이었고

 색 빠진 여름은 더 멀어지는

 기억 같았지     


 여기, 오늘, 네가.

 있었다면 내게 이렇게 말했을 거야   

  

-잠수하고 싶어     


 항상 잠겨 있던 수도의 열려있던 네 꼭지

 내 적은 사정으로는 항상 너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너는 말라가기만 했지     


-사라지면 좋겠어


-뭐가?


-전부, 다-아-아     


 신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던

 대낮, 쪽방에 쭈그려 앉아 담배를 물고 있었고

 마침 쏟아지던 빗줄기가 반가웠어     


 이런 건 정말 더 멀어지기

 좋은 기억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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