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그들은 내 머릿속에 있어
툭 툭 떨어지는 비를
맞고만 잊기 싫어
하늘에 침을 뱉던 날
우수수하고 장마가 왔어
-찾는 데 오래 걸렸어?
-아니 별로
네 표정에서 읽을 수 있는
유일한 글자는 무색함이었는데
왠지 지우고 다시 쓴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건 기분 탓이었을까
-벌레가 많이 우네
-개구리는 벌레가 아니야
-곤충인가?
-됐어, 그만하자.
습도가 낮은 날은 공간을 좁혀
그런다고 우리 사이가 가까워지지는
않지만 말이야. 그건 좀 우스운 일이잖아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은 여름이 있을까?
-빨리 먹으면 녹지 않겠지
-바라보고만 싶은데
-아무렴 그러시겠지
툭 툭 떨어지는 비를
맞고만 잊기 싫어
하늘에 침을 뱉던 날
우수수하고 장마가 왔어
하는 수
없이
맞고만 있었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