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그들은 내 머릿속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 습도 따위가
쓰나미를 몰고 와 덮쳐 땀으로
흠뻑 젖어버리던 여름밤
하늘은 어색하게 회색 낯빛이었고
색 빠진 여름은 더 멀어지는
기억 같았지
여기, 오늘, 네가.
있었다면 내게 이렇게 말했을 거야
-잠수하고 싶어
항상 잠겨 있던 수도의 열려있던 네 꼭지
내 적은 사정으로는 항상 너를
만족시킬 수 없었고 너는 말라가기만 했지
-사라지면 좋겠어
-뭐가?
-전부, 다-아-아
신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던
대낮, 쪽방에 쭈그려 앉아 담배를 물고 있었고
마침 쏟아지던 빗줄기가 반가웠어
이런 건 정말 더 멀어지기
좋은 기억일 거라고 생각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