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그들은 내 머릿속에 있어
아름답게 아름답게
활활 타올라라
붉고 붉게 붉고 맑게
젖은 벽지 벗겨지고 피어나는 곰팡이
어색함을 품은 채 숲을 이뤘지
썩지 않은 풀은 과거에 썩어버려서
더 이상 썩을 수 없었던 것뿐이었고
찢긴 종이와 피 묻은 종이
그 사이
죽은 바퀴벌레 시체 두 구
장의사는 관짝을 제작해 줄까?
이럴 거면 무당이나 될 걸 그랬어
접신이나 배워둘 걸 그랬어
이상을 몸에 두는 편이 훨 낫지 암.
여기를 봐봐 환한 대낮인데 밤이야
생명이 없는데 뱉어지는 숨은 어색해
살아있는 것이 없는 자연
살아있는 것이 없는 숲
아름답지 않아 전혀
아름답지 않아 전혀
한 폭의 꽃이라도 되렴
활활 타올라라
붉고 붉게 붉고 맑게
아름답게 아름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