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9일 월요일
3월 18일에 시작된 선제적 봉쇄, 4월 1일에 시작된 상해 전역 봉쇄
이제 상해 시내의 물류는 어느 정도 도는 것 같고 상해로 들어오는 것은 화물 트럭들은 들여보내기는 하지만
뭐 하나 속 시원하게 물류가 되는 것은 없어요. 징동이 부분적으로 되는데 이것도 다 되는 것은 아니라서요.
징동은 해리성 기억 장애라도 있는지 주문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있으면 띄엄띄엄 하나씩 가져다줘요.
순서도 없고 원칙도 없이 앱에서 물류 조회도 안되어요.가끔이라도 가져다 주니 매우 감사하게 공손히 받고 있어요 .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가 있었죠.
당시 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위한 엄청난 희생, 노력을 보면서 민폐 일병 구하기 아니냐는 농담도 했었는데요. 이번에 제가 민폐 일병이 되었어요. 하도 물건을 못 구하니까 상해 위성 도시에 계신 분이 대신 구해서 상해로 들어가는 화물 트럭에 실어서 공장으로 보내고 거기에서 제게 퀵 서비스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4월에 급한 물건들을 받았는데요. 노동절 연휴면 끝나지 않겠냐고 했던 봉쇄는 지금까지 착실히 이어지고 5월 중순 해제는 물 건너갔고 5월 말도 어렵다는 말이 솔솔 퍼지고 있어요.
제일 급한 것은 정수기 필터예요. 다른 것 다 몰라도 물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지금 정수기 필터가 12% 남았네요. 3,4월 물 사용량 보면 평소에 비해서 얼마나 사용량이 늘었는지 알 수 있어요. 정수기 필터는 반드시 구해야 해서 다시 물건을 받기로 했어요.보내는 김에 이것저것 넣다 보니 2 상자가 되었네요. 산타 할아버지 만나러 가는 듯한 반가운 마음으로 아파트 정문으로 가요.
누구 시켰는지 꽃 배달도 와있네요. 제가 받는 것은 아니지만 꽃바구니를 보니 기분 좋네요.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하다는 게 싫지만 어쩔 수 없네요. 미니멀 라이프는 다음 생에 하기로 했잖아 하고 저를 다시 세뇌시켰어요
제일 절실했던 정수기 필터 가격은 216위안이니까 한국 돈으로 4만 원 좀 넘네요.
지난해 10월부터 사용했으니까 7개월 정도 사용했네요.
세척 및 세탁용 소다와 구연산,흔하디 흔한 소다 구연산도 막상 구하려니까 없어요.
수세미,고무장갑,쓰레기봉투
중국 사람들은 집안일 할 때 거의 고무장갑 사용 안 해서 이것도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에요.
베이킹 아몬드 가루, 통밀가루, 생크림, 후추, 파슬리, 양파가루 같은 양념류
제가 애용하는 엘지생건 펌핑 치약
치약 다 떨어져서 바닥에 있는 치약 박박 긁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와주었어요.
키친타월 ,중국 사람들이 자주 쓰는 품목이 아니라서 구하기 힘들어요.
엿기름가루,검은콩, 팥 엿기름은 막걸리 담가보려고요. 진작 구해서 담갔으면 막걸리 몇 말도 담글 시간이었네요. 중국 잡곡이 진짜 질도 좋고 종류도 많은 데 이번 상황에서는 구하기 힘들어요.다들 흰쌀밥만 먹는지
포스트잇,사무실에서는 신경도 안 썼던 포스트 잇도 다 떨어지니 구하기가 어렵네요.
레몬도 받았어요.이제 저도 탄산수에 레몬 넣어서 마실 수 있어요.
하리오 필터
평소에는 여러 가지 드립을 즐기는 데 하리오 필터가 다 떨어져서 주야장천 칼리타 드립 해서 마셨네요.
하리오 필터 온 기념으로 하리오 V60 드립 해줬어요.
다른 아파트에 사는 지인이 쌀 하고 식용유 잔뜩 쌓여 있는 구호품 사진 찍어서 보내줬어요.
쌓여 있는 것만 봐도 짜증 난다고 하소연을 하시네요. 사람이 쌀 하고 기름만으로 살 수는 없는데 말이에요 .
아파트 단체방에 만두를 만들어서 파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만두를 공구로 시켜 먹기도 힘들고 만들어서 먹는 것은 번거로우니 누가 만들어서 파는 거죠. 커피 판매도 잘되고 있어요 한잔에 35위안 정도해요.
이발사도 있어요.하루에 5명씩 예약받아서 하고 80위안이에요.
마사지사도 있어요.전신 오일 마사지인데 자기 오일 쓰면 1시간에 200위안이에요.
이렇게 해서 아파트 안에서 창조 경제가 발전하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안나 일병 구하기 시즌 1은 종료되었는데요
다시 또 물건을 받아야 할 만큼 봉쇄가 이어져서 시즌 2를 찍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