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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한호산구씨 Oct 23. 2024

#1 개망초가 어때서, 개망초

PROLOG │ 개망초

변함없는 물경력도 아닌 무경력인 그 자리 그대로 있는, 2024년 봄이 돌아왔다.
한 해가 흐를수록 타인과의 관계보다 나에게 집중을 해야 한다는 다짐을 점점 더 반복한다. 인간관계에 서로 시간을 내어 맞추는 노력하면 할수록  더 혼자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봄이 와서 동굴을 나왔다.

따뜻한 봄의 햇살을 꼭 쬐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기에, 나와의 약속을 딱히 지켜본 적이 없어 우선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왔다.

이어폰을 끼고 햇살을 따라 걷는 길에 노란 꽃심과 하얗고 잘게 번지는 꽃잎이  쨍하게 대비되어 멈췄다.  
 

사실 나는 꽃이름조차 잘 모른다. 어린이시절에 배운 장미, 튤립 정도일 뿐이다! 
이렇게 예쁜 꽃이 있었구나 싶어 얼른 사진에 담아두었다.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릴틈도 없이 아름다워 찾아보니 개망초였다.
 

왜 개망초일까?, 일제강점기 개망초가 서술된 사전을 쭉 넘기다가 개망초는 왜 풀, 망촛대, 버들개망초, 버들잎잔꽃풀, 풍년대, 청쿨, 들잔꽃풀(북한), 계란꽃 등 참 나처럼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에 놀랐다.
  

누구든지 개망초처럼 각자의 마음의 이름으로 불리어질 것이다.
 

서른여섯, 인간관계의 다양한 사건들이 일반적이지는 않다고들 하는데,

놀랍게도 희귀 질환자가 되었다.

개망초의 꽃말처럼 올해 맞이한 호산구씨와 화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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