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하계를 대하는 러너의 자세
크리스마스 이브날
진짜 너무 추워서
발가락이 깨질 것 같았는데
더울 때 뛰는 게 나은지
추울 때 뛰는 게 나은지
아직 잘 모르겠다.
_2023년 6월 여름 중 지난 겨울을 돌이켜보며
2024년 여름이 된 지금도, 여전히 어느 계절이 달리기에 나은지 모르겠다. 뜨겁고 습한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올 때면 겨울의 신선한 기운의 공기가 그립다. 반면 지난 겨울, 동계를 보낼 때는 러닝 양말 두 겹을 신고도 발끝이 너무 시려서 빨리 여름이 오길 바랐다.
뛰기 좋은 계절이란 게 애초 존재할까란 생각을 했다. 러너들의 계절 가을은 찰나이다. 그때가 되면 또 저마다의 이유기 생긴다. 예기치 않게 가을비가 내리기도 하고, 바짝 내리쬐는 가을 햇볕에 익어버린다. 봄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따뜻해지는 것인가 안심하기에는 꽃샘추위에 떨며 뛴다.
뛰기에 적당한 기온, 날씨, 환경을 찾다 보면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뛸 수 있는 순간을 놓친다. 그래서 이제는 각 계절이 주는 환경에 따라 방식을 달리하기로 했다. 겨울에는 몸이 쉽게 움츠러드니, 동적 스트레칭으로 몸에 열을 내고 좀 더 길게 오래 뛴다. 여름에는 지열과 태양볕에 지치니, 짧게 그러나 스피드 위주로 뛴다. 그리고 그늘이 진 남산을 찾는다.
계절에 갇히지 않고 달리는 방법은 그 계절에 맞게 방식을 달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