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 경제에 있어서 성공을 한다는 것은, 명목화폐를 벌어서 자산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많이 사는가에 결과가 달린 게임이다. '얼마나 빨리'는 복리 때문에 그렇다. '얼마나 많이'는 당연한 이야기이고.
자산이라고 함은 양도차익을 주거나, 배당을 주거나, 렌트비가 나오게 하는 대상물을 말한다. 그래서 자동차는 자산이 아니다. 그래서 집이라 하더라도 상기 나열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자산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누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많이 획득하는 것인가의 게임에서 완벽하게 패배하는 방법은, 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아무 자산을 획득하려고 하지 않거나, 그냥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을 말한다.
힘들게 번 명목화폐를 먹는 데에, 입는 데에, 좋은 집 빌리는 데에, 술 마시는 데에, 여자 남자 만나는 데에, 여행 가는 데에, 사치품 사는 데에, 취미 활동하는 데에 사용하는 것은 자산을 빨리 그리고 많이 획득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동이다. 승리하는 데에 관심이 없다면, 저런 것들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 된다.
돈은 인격체와 같다. 돈을 신경 안 쓰면, 돈도 당신을 신경 안 쓴다. 그래서 돈이 뭘 좋아하는지 알아두어야 하고, 돈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알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실행해야 한다.
서두가 굉장히 뻔한 내용이다.
그럼 이제 안 뻔한 내용을 시작한다.
언론이나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재야의 숨은 자수성가 부자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썩 기분 좋게 받아들일 내용은 아니다만, 그냥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본 일들을 말하고 싶다. 거짓말하는 건 영 체질에 안 맞다.
대체로 다들 성격이 안 좋다. 그래서 혼자 다니는 사람이 많다. 남 도움 없이 자수성가를 했기 때문에, 빡빡한 사람들이다. 자신에게 엄하고 혹독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두고 보는 기준들이 높다. 어찌 보면, 그들이 혼자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괜히 남들에게 화를 내거나 싫은 소리 하기 싫어서 애초에 외로운 생활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사실 내가 그렇다. 그래서 말수도 없는 것이다.)
어떤 자수성가 인물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을 경멸하고 완전히 아래로 보며 무시하는 수준까지도 가기도 한다. 대부분이 게으르다는 것이다. 변명이 많다는 것이다.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예의 또는 배려의식이 부족해, 괜히 사람 정신 사납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을 안 한 사람들이 많다. 내 주변만 보면, 절반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저들이 왜 저러는지 이해된다. 나도 비슷한 사람이고, 더더욱 저들과 닮아가고 있으니까.
자수성가를 한 사람들이 저런 말과 생각을 하는데에 있어, 그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그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이 저런 말 또는 생각을 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그들에게 그냥 거저 돈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들에게 거저로 지위를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뭐가 어찌 되었든, 스스로 오랜 세월 간절히 고생해서 얻은 보상들을 손품에 쥐어낸 사람들이다.
누군가가 그런 그들을 미워할 수는 있겠지만, 저 논리를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이니까.
이들이 긴 세월 고생을 해가며 거머쥔 것은 표면적으로는 물질적인 것들로 보이기는 한다.
그렇지 않다.
일전에 현 대구시장, 전 국회의원 '홍준표'가 시사 프로에 나와 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간단하게 설명해 준 적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진보와 보수를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개념이 두 개 있다. 하나는 평등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이다.
진보는 세상의 모든 가치 중에 평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보수는 세상의 모든 가치 중에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진보가 자유를 터부시 한다는 것이 아니다. 보수가 평등을 터부시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최우선으로 여기는 순서가 그렇다는 것이다.
자수성가형 인물들은 대부분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그래서 굳이 정치적 성향을 따져보자면, 진보라기보다는 보수에 가깝다. 민주당이라기보다는, 공화당에 가깝다.
이들이 고생고생해서 얻고자 했던 것은, 그리고 얻어낸 것은 '자유'이다.
제품과 서비스에도 등급이 있듯, '자유'라는 것에도 급이 있다. 이들이 그리고 내가 정말 원하고자 하는 자유는 어느 레벨 정도인지 설명해보려 한다.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일부 줄거리를 써보겠다 '달타냥'이 나오는 프랑스 소설인데, 필요한 부분만 이야기를 해본다.
삼총사니까 세 명이 있다. '달타냥', '아토스', '포르토스'.
주인공은 '달타냥'이다.
이들의 직업은 '총사대'이다. 옛날 화약총 '머스킷'을 가지고 다니는 귀족 출신 상급 군인을 뜻한다. 그래서 '삼총사'라는 소설 제목이 영어로는 '쓰리 머스키티에'라고 불린다.
배경 시대 상황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당시 전 유럽의 귀족 집안의 가산 증여는 '장자 승계'가 원칙이었다. 그래서 첫째 아들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았고, 나머지 형제들은 신분만 귀족이지 개털이었다.
그래서 그런 둘째 셋째들은 스스로 먹고살 길을 찾아야 했는데, 꼴에 일반 시민들이 하는 생계 직업을 가지기는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눈을 돌린 분야가 성직자, 군인, 정치인이었다.
다만, 성직자 또는 정치인은 학식이 높고 머리가 똘똘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공부 싫어하는 둘째 셋째들은 군대를 가게 된 것이다. 이들은 프랑스 근위대의 상급 장교의 역할을 했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프랑스 왕실에서는 근위대에게 제대로 된 보수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소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그래서 달타냥을 포함한 삼총사는 항상 빈곤에 찌들어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늬만 고급 장교이지 아무튼 개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삼총사와 같은 총사대 장교들은 툭하면 귀족 지위를 앞세워 시민들 삥을 뜯었다. 음식과 잠 잘 집을 '귀족스럽게' 삥 뜯은 것이다. 그러한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프랑스 왕실이 이런 행태를 의도적으로 묵인하고 방관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용병 이외에 정규적인 상비군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평소에 깽판 치고 다녀도, 봐줬다. 어차피 월급을 제대로 준 것도 아니니까 자기들도 잔소리하기가 켕겼을 것이다.
'머스킷티에'들은 일시적인 시대적 상황에 얹혀, 어느 정도의 '반쪽짜리 갱스터식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자수성가 인물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저러한 일시적이며 부실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세상에도 '달타냥'의 자유와 같은 급의 권리를 누리는 '엉겁결 반쪽짜리 자유인'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고일대로 고여버린 산업계의 일부 양심 없는 강성귀족노조들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고일대로 고여버린 공무원 조직의 일부 양심 없는 중장년층 공무원들을 말한다. 예를 들자면, 고일대로 고여버린 사기업 조직의 일부 양심 없는 HR 부서 중역들을 말한다.
자수성가들이 그리고 내가 누리고자 하는 자유는 완전한 독립의 위에 세워진 자유이다. 기반이 조직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이 중요한 차이점이다. 'Company 베이스'가 아니라 'One man in charge'라는 것이다.
시대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지, 정치적 조직적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지, 독립 기반의 자유는 무너지지 않는다. 견고하다. 외압을 견디는 개념이 아니라, 애당초 외압이 개입할 수 없는 설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의 자유가 자유의 급 중에서도 제일가는 급이다. 프리미엄이고 하이엔드라는 것이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승리나 성공을 열망하는 사람은 결국에는 이 철학과 가치에 욕심과 열망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가장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얻기가, 유지하기가, 발전시키기가 어렵고 혹사스럽기 때문이다.
풍문으로 들었소
https://www.youtube.com/watch?v=gQbqjOIqL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