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지식

by 언더독

오늘은 지역주택조합원 모집 모델하우스를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부동산에는 관심이 없지만, 관심이 없어도 간다.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런 곳들에서 거리의 지식들이 나온다.


'거리의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정규 교육기관에서는 배울 수 없는 지식 또는 원리를 말한다. '거리의 지식'은 실용적이다. 돈을 버는 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거나,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래서 효율적이다.


운이 좋아 정보에 빠삭한 '고인 물 영업직원'을 만나면, 아주 많은 것들을 비용 없이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효율적이다. 정규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무언가를 배우려면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의 학비가 들지만, 실용적이기는 거리의 지식이 더욱 실용적인 편이다.


커피랑 과자도 준다. 커피는 원래 좋아했고, 30대에 진입하니 과자가 좋아진다.


어렸을 때는 아저씨들이 맛동산을 왜 그렇게 먹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맛동산이 아주 맛이 있어서 맛동산이라는 것을 시나브로 깨우치고 있다.


a3cf2055008d08287d69ad8b753654a9.jpg 어쩔 수 없다.




서울의 중심지에 새로 준공되는 2000세대 이상의 메이커 아파트 단지였다. 설명과 자료를 유심히 익히고 모델하우스도 돌아보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수지타산이 안 맞다. 내 뇌로는 그런 판단이 선다. 더 좋은 수익률을 보이는 투자처가 있다면, 또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덜 인풋 하고도 그러한 결과를 기대해 볼 만한 투자처가 있다면, 그들에 투자할 수 밖에는 없다.


다만, 서울에 신축이 된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사람들이 찾는 것의 주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허영심 때문이다.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주된 이유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이익은 더 많은 이익이고, 더 좋은 효율은 더 좋은 효율이다. 그걸 뛰어넘는 팩터는 인간의 허영심 말고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조합원 모집 센터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팀들을 보면, 대부분 젊은 커플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 정도 되어 보이는 5-60대 아저씨 한 두 명이 스트레스받는 얼굴을 한 채 병풍을 서고 있다.


그런 팀들을 3인칭으로 관찰해 보면, 누구 눈치에 밀려 그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대강 보인다.


위험해 보인다.


심지어 내가 갔던 곳은 청약이나 일반 분양도 아닌, 지주택 모집 센터였다.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집이 예뻐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식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조차 못할 것이다.


식구를 잘 돌보아야 한다. 자기 욕심, 허영심 때문에 누구 한 세월 개고생시키게 만들면 안 된다.


식구 중에 저런 철없는 사람이 있다면, 거꾸로 매달아 줘패서 인간을 맹글던지.


갱생이 불가하면, 공동체 외부로 출가시켜야 한다.


서울 메이커 아파트는 최소 평수 51 제곱이 최소 10억 이상을 호가한다. 개념 없이 기스내기에는 지나치게 큰 사이즈이다.





주택조합원이 되어 아파트를 매입하게 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 보겠다.


쉽게 말해, 총비용을 10번에 걸쳐 분할하여 납부해야 한다. 분할된 차수마다 단계가 있다.


" 계약금 -> 중도금 -> 잔금 " 이렇게 있다.


대체로 계약금 안에서 3번 나누어 낸다. 중도금 안에서 6번 나누어 낸다. 그리고 마지막 잔금을 낸다. 저 과정 안에 서울 신축 메이커 아파트 기준, 10억 - 15억의 금액이 녹아 있다.


대부분 어떠한 방식으로든 대출로 납부 비용을 충당하지만, 적어도 총비용의 3,4할은 자기 돈으로 내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대출이 가장 활발히 적용되는 항목은 '중도금'으로, 금리를 직원에게 물어보니 대출 시행이 시작될 시점이 되어야만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난 더 원했다. 그래서 실실 웃으면서 더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난 실제 현장의 금리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친절한 분이었고, 허허 웃더니 못 이기는 척 이야기를 충분히 해주셨다.


아직 확실한 것은 없지만, 위에서 들리길 3% 아래에서 경쟁 입찰을 시켜볼 거라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지금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이니, 시중의 대출 금리를 저 정도로 맞추어 준다는 것은 업체에서 노력을 많이 기울인다는 의미라고 여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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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는 다음과 같이 돌아간다.


현장에서 이야기해 본 논리 상, 입주까지는 지금으로부터 3 - 4년 걸린다고 봐야 한다.


업체에서 예상하는 입주 스타트 시점의 시세차익은 10-30%이다. 직원은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10% 정도로 보는 게 좋다고 말해주었다.


그 10%라는 것은 대표적인 액면가들만 러프하게 살펴보았을 때 나오는 숫자가 된다. 여기에 각 종 대출 이자, 세금, 미분양 물량에 대한 추가분담금까지 뺄셈을 해주어야 실측에 근사하게 나온다.


현 상황에 맞추어 대충 머릿속으로 계산 내어보면.


대출 이자 : 7억 x 0.03 x 1.5년(거치되는 대출액 시간차를 대강 이렇게 평균 잡아 곱해본다. '3년의 절반') = 0.315억


세금은 너무 복잡하다. 일단 생각 말자.


직원은 현 상황에서는 80% 정도 물량이 다 찼다고 했다. 자기가 보기에 단지 내 매물 + 상가 미분양 물건들에 대한 추가 분담금을 계산해 보면 2천에서 3천만 원 정도 생길 것이라 말해주었다.


도합 하면 6천만 원 정도는 이익에서 제해야 한다.


이익은 10억 기준 10%인 1억이다. 1억에서 6천 제하면 4천이다.


3년 기다리고 실투자금 3억에 대한 이익이 4천이다. 13%이다. 연간 4.3%의 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저기에서 차이가 발생할 것이지만, 높은 확률로 S&P 500 시장 수익률 못 따라간다.


저 상황에서 더 오래 보유할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전세를 놓고 갭투자를 할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꼭 수익률이 아니더라도, 레버리지를 통해 절대적인 이윤의 양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만 하는 데에도 얼마나 많은 에너지, 시간, 스트레스가 들어갈지를 생각해 보라.


저것도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흘러간다는 전제하에서 저리 계산을 대어볼 수 있는 것이다. 지주택은 사건사고가 많아서, 우스갯소리로 '원수에게 줄만한 선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조합원 돈 먹고 날르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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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담당했던 직원은 29살의 남자였다. 다 돌아보고 공터에서 담배 하나 피면서 이야기해봤는데, 군대 전역하고 줄곧 한 우물을 파왔다고 했다. 8년 차라고 했다.


설명이 대단히 명쾌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인상도 좋았다. 아는 것이 많아, 도움이 되는 배움도 아주 많이 했다. 고객을 챙기는 기본적인 서비스 태도도 섬세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명함도 받아왔다.


어린 나이에 텃세 심한 곳에서 버티는 것이 힘들지 않냐 물어보았다.


자기는 그래도 나쁜 어른은 아직까지는 못 만나봤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길거리 나가서 전단지 뿌리는 것부터 했다고 하는데, 같이 일하는 어른들이 그렇게 하면 돈을 못 번다는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선뜻 알려주지를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노력했다고 한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자기가 해볼 수 있는 모든 수는 다 시도해 보았다고 했다. 오늘날 와서는 어느 정도 정리정돈이 되어서 자신만의 수가 생겼다며 하하 웃었다.


내가 어떻게 매일 글을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어떻게 매일 더 나은 경제 총회를 구성해볼지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어떻게 매일 더 나은 컨설팅을 제공해볼지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아니한가.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Q4h8yPH0tOE



< 7차 총회 > "2025.02.20 예약마감 예정"


장소 : 서울 영등포구 ---- ---

시기 : 2025.02.22(토) 2pm - 4pm

비용 : 5만 원


* 총회 누적 참가자 수 : 36

* 컨설팅 누적 진행 횟수 : 5

* 컨설팅은 총회 실 참가자 중에서만 진행합니다.


참여 희망자는 아래 채팅방 입장, 채팅방 공지 참조하여 예약 바랍니다. 입장 시, 프로필명을 '브런치 계정명'으로 달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입장 코드 : 0728

https://open.kakao.com/o/gLGt97wg


[ 총회 진행 목차 ]


- 돈은 무엇인가(Gold standard, Fiat currency, 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완전한 비공개)

-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안(하나마나한 소리 말고. 개인 또는 가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자원 배치 및 주식 투자 전략.)

- 주식, 현물, 비트코인, 부동산, 파생상품, 레버리지에 대한 거시적 인사이트 제공

-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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