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이'가 너무 조용해...

갑자기 태동을 적게 하는 '크림이'

by 정올디

2025년 2월 11일


오늘은 실로 오랜만에 수영수업을 갔다. 괌 여행과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못 가다가 저번주에는 장례식장에 참석해야 해서 또 수업을 미루게 되었었다. 그렇게 근 한 달 만에 수영수업에 가게 되었다.

다시 또 처음부터 시작이다. 애초에 쌓인 게 없으니, 다시 기초의 반복이다. 그래도 사람이 참 신기한 게 매번 기초부터 다시 하는데도 뭔가 새롭게 배우는 게 있다. 이번에는 저번보다 발차기가 좀 더 잘 되는 느낌이다.

나만 느낀 줄 알았더니 선생님도 발차기는 확실히 더 좋아지신 것 같다고 하셨다. 역시 뭐든 일단 계속하다 보면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나 보다.

나중에 어느 정도 자란 '크림이'에게 선물처럼 책을 만들어 주고 싶어 시작한 이 일기도 벌써 17화째다. 시간은 금방 가고, 나와 아내와 '크림이'의 일상도 벌써 꽤 많이 쌓였다. 부디 '크림이'가 태어날 때까지 큰 일 없이 이 일기가 유지되길.


2025년 2월 14일


오늘로써 피티도 29회 차를 맞았다. 기록을 보니 총 30회 중 아내가 7회를 하고 '크림이'가 생기면서 나한테 양도한 수업이 벌써 22회가 지났다. 이제 다음 주에 마지막 한 번만 더 하면 피티 수업도 끝난다.

사실 예전에 운동할 때처럼 열심히 하지는 않아서 몸에 큰 변화는 없지만 일단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것도 끝이 보이니 시원섭섭하다. 피티 수업이 끝나더라도 앞으로 꾸준히 운동을 해나가야 할 텐데 그러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이런저런 핑계로 하루 이틀 빠지다 보면 금방 하기 싫어질 텐데, 운동도 꾸준히 가져갈 수 있도록 마인드컨트롤을 잘해야겠다.

내일은 또 바쁜 하루가 예정되어 있다. '크림이'도 보러 가고, 집에 인터넷 이전도 해야 하고, 고등학교 친구들 계모임도 나가야 한다. 일단 무엇보다 '크림이'가 얼마나 또 자랐을지 궁금하다.


2025년 2월 15일


아침부터 집을 나섰다. 9시 병원 예약이라 서둘러 병원으로 갔다.

오늘은 '크림이' 정밀초음파 검사가 있는 날이다. 초음파 검사 첫 타임이라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거의 바로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오늘은 '크림이'의 전반적인 발달 상태를 보는 듯했다. 각 기관이 정상적으로 구성이 되었는지를 주로 보여주셨다. 그러다 보니 저번 정밀 초음파랑은 다르게 '크림이'의 귀여운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활발한 '크림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림이'는 오늘도 여전히 활발했다. 계속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각 기관도 모두 정상적으로 발달한 상태라고 하셨다. 저번 진료 때 '크림이'가 한 3일 정도 작다고 하셔서 조금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다.

정밀 초음파 검사가 끝나고 3D 입체 초음파를 찍으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나와 아내는 별로 내키지 않아서 따로 예약은 하지 않았다.

이후 진료실로 가서 담당 선생님을 만났다. 검사 결과에 대해서 간단히 해석을 해주셨다. 큰 문제는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요 며칠 동안 아내가 밑 빠지는 느낌이랑 배가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서 여쭤보았더니 바로 자궁경부 길이를 재주셨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

모를 때는 엄청 불안했는데, 진료를 받고 나니 불안함이 가셨다. 아내와 '크림이' 모두 문제가 없다니 참 다행이었다.

그렇게 진료를 마치고 한 달 후에 임당검사를 한다고 해서 예약을 했다. 그리고 집에 들러 인터넷 이전을 했다. 사실 '크림이' 방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컴퓨터 방으로 쓰던 곳을 치웠는데, 컴퓨터를 안방에다가 넣으니 인터넷이 안되어서 오늘 이전 설치를 한 것이다. 설치기사님을 한참 기다렸는데, 작업은 5분 정도만에 끝나서 좀 허무했지만 일단 해결되어서 다행이었다.

인터넷 이전까지 마치고, 아내와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집 근처에서 돈카츠를 먹기로 했다. 원래 알던 맛집이 분점을 내어서 가봤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점심을 얼른 먹고, 아내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계모임을 하러 서울로 향했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이미 울산에서 서울로 먼저 도착해서 모인 상태였다. 나는 좀 늦게 합류했는데, 다산신도시 쪽에 친구 중 한 명이 가게를 내어서 거기를 가기로 했다. 원래 요리를 하던 친구였는데, 요리주점을 내었다. 따로 주문은 안 하고 친구가 내어주는 음식을 먹으며 오랜만에 만나 근황을 나누었다. 나도 만나서 전해주려고 꾹 참은 '크림이' 소식을 알렸다. 친구들이 많이 축하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월요일에는 계모임에 못 온 친구의 아들이 태어난다고 했다. '크림이'에게 벌써 친구가 생긴 셈이다.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들이 다들 자리를 잡고 하나 둘 아빠가 된다니 정말 감회가 새롭다.


2025년 2월 17일


항상 활발했던 '크림이'가 오늘은 거의 움직이지를 않았단다. 아내가 아침부터 '크림이'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활발했던 '크림이'인데, 갑자기 태동이 확 줄어드니 괜스레 불안했다.

아내도 불안해해서 나는 괜찮다며 안심을 시켰지만, 내심 혹시 뭔가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불안했다.

보통 저녁을 먹은 후 아내와 소파에 앉아 TV를 보면서 아내 배에 손을 대면 항상 '크림이'가 잘 움직이고 있었는데, 오늘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그리고 잘 준비를 하면서 아내 배에 손을 대면 아내가 잠을 못 자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될 정도로 움직이던 '크림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조용해지니 사실 불안했다.

밤마다 엄마 좀 쉴 수 있게 조금만 움직이라고 말을 해줘서 그런가 싶기도 했고, 그동안 아내가 쉬질 못하고 무리해서 '크림이'도 피곤한가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아내에게 일단 피곤해서 그런 거라면서 오늘 자고 나면 괜찮을 거라고 했는데, 정말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크림이'가 활발히 움직여 줬으면 좋겠다.


2025년 2월 18일


어제 간절히 얘기한 탓일까? '크림이'가 오늘은 활발히 움직여주었다. 다행히 어제 태동이 적은 것은 일시적인 것이었나 보다. 지금 안정기라고는 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하루하루다. 사실 아내와 출산 전 여행을 한번쯤 더 다녀올까 했는데, 걱정이 더 커졌다. 가더라도 가까운 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오늘은 퇴근 후, 저녁 먹고 난 후, 자기 전 모두 '크림이'가 아주 활발하게 움직여주었다. 어제 나와 아내의 걱정을 듣고 움직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쪼록 '크림이'가 지금처럼 건강히 자라줬으면 좋겠다.


2025년 2월 19일


결국 오늘 비행기표를 끊고 말았다. 사실 며칠 전부터 아내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출산 전 해외여행을 한번쯤 더 가면 좋지 않을까. 이게 맞는가 하는 고민과 아쉬움 속에서 결정을 미루다가 오늘 비행기표를 결제했다. 사실 너무 먼 곳은 불안해서 갈 수가 없고, 가까운 나라 중에서 고르다 보니 홍콩이 1순위였는데, 고민을 거듭하다가 일본의 한 소도시로 가기로 했다. 오늘 호텔과 비행기 표를 결제했으니, 아마 아내는 앞으로 계속 맛집과 카페, 가볼 만한 곳을 찾을 것이다.

'크림이'가 태어나면 '크림이'가 어느 정도 커서 여행을 함께 다니기 전까지는 사실상 여행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나와 아내가 둘 만 여행을 가는 건 더더욱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번에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은 늘 그렇듯 기대가 되지만, 이번 여행은 아내와 '크림이' 모두 무탈히 돌아올 수 있기를 특히 바란다. 3월에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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