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과 죽음의 반복

여유 있게 살자

by 정올디

2025년 2월 28일


어젯밤 내 옆자리 동료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다. 옆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만 전혀 그런 기색은 없었는데, 당황스러웠다.

오늘 부서원들끼리 모여 업무를 최소화하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부장님께서 조심스럽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라고 했다. 집에 혼자 계실 때 심장마비가 오셨는데, 남편분께서 퇴근하고 발견했을 땐 이미 늦었다고.

무거운 마음으로 장례식장을 나서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크림이'가 생겨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편으로 돌아가시는 분도 있다니. 그리고 만약 내가 이런 식으로 부모님을 잃게 된다면 나는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크게 느낀 것은 인생무상이다.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항상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삶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금처럼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없어졌을 때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내 자식이 알 수 있다면 조금 덜 슬프지 않을까. 여러모로 생각이 많은 하루였다.

그리고 '크림이' 출산 전 마지막으로 본가와 처갓집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부산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 속에서 참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


2025년 3월 1일


어젯밤 부산에 도착해서 처갓집에서 밤을 보내고, 오늘 브런치와 저녁을 함께 보냈다. 이제 아내의 거동도 점점 힘들어져서 사실상 마지막 방문이다. 다음은 '크림이'와 함께이지 않을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식사라도 함께하니 마음이 좀 놓였다.

그리고 저녁까지 처갓집에서 시간을 보낸 후 내 본가로 왔다. 본가에서도 하루를 보내고 내일 다시 우리 집으로 가는 스케줄이다.

아내의 컨디션을 고려해서 본가에서는 점심식사 후 카페를 들렀다가 바로 집으로 이동하는 스케줄이다. 짧아서 아쉽지만 '크림이'와 아내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니까 다음은 '크림이'가 태어난 후 기약해야겠다.


2025년 3월 2일


오늘 할머니와 부모님과 큰아버지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은 소고기를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카페를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카페에서 옆 부서 부장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또 받았다. 저번에 부고를 받고 2일 만에 또 모친상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참 착잡하다. 정말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카페에서 할머니가 '크림이' 옷을 사입히라며 용돈을 주셨는데, 100만 원이나 주셨다. 예상치도 못하게 너무 큰돈을 받아서 당황스러웠다. 이 돈은 허튼 곳에 쓰지 말고 잘 저금해 둬야겠다.

연속적인 부고를 받다 보니 오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던 일상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실 당연하게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나 보다. 이 순간을 즐기고 더 많이 연락하고 현재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5년 3월 5일


오늘은 부서 친구의 청첩장 모임이 있었다. 참 여러 행사가 많은 요즘이다. 오랜만에 청첩장 모임을 핑계로 부서원들이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괜히 신이 났다.

예전에 부서를 이동했던 친구부터 신입 급 사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니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이제 주변에 비슷한 또래들은 다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며 자리를 잡고 있다. 나 또한 '크림이'가 생기면서 한층 더 안정감을 가지고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에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그런지 오늘의 일상이 더 감사하게 느껴지고, 나를 초대해 준 것에 감사를 느낀다. 모쪼록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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