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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멈가 Jul 27. 2023

아이를 갖고자 하는 열망


‘우리나라에 난임 부부가 이렇게 많다고?’


임신이 어려워 난임 센터를 찾는 부부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이렇게나 아이를 낳으려고 노력하는데 저출산 국가라니, 나로서는 와닿지 않는다.


난임 환자들을 보면 아이를 갖고자 하는 열망이 대단한 것 같다.


시험관아기시술을 위해서는 몇 주 동안 약을 맞으며 난포를 키워야 한다.


진료를 보고,

호르몬제를 맞으며 난포를 키우고,

난자를 채취하고,

배아를 이식받고.


그렇게 첫 번째 시술에서 성공한다면 천만다행.


하지만 어느 단계에서도 실패의 위험은 존재한다.


난자 채취에 실패할 수도, 정자와 수정에 실패할 수도 있다. 또, 배아의 발달이 좋지 않아 쓰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게 실패한다면, 이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한다.


게다가 신선 이식을 받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난자 채취 후 자궁 내벽이 얇아지거나, 다른 어떤 이유로 바로 이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일단 배아를 냉동한 후 자궁 상태가 호전되었을 때 이식을 받기도 한다 (요즘은 전략적으로 냉동 이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나긴 장기전을 치르는 동안, 일상생활에 손해는 또 얼마나 크냐 말이다.


그런 환자의 진료기록을 보면.. 그야말로 처절하다.


두세 번 정도는 흔하고, 10번 이상의 실패를 경험한 환자도 수두룩하다.


그렇게 여러 차례 시험관 아기 시술에 도전하는 난임 환자를 '고(高)차수'라고 부른다.


나는 감히 그런 난임 부부가 느끼는 감정의 반, 아니 10분의 1도 느낄 수 없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매일 내 손을 거쳐 가는 이 작은 세포 덩어리에 많은 사람이 울고 웃는다고 생각하면 늘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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