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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달팽이 haru Jan 14. 2024

눈꽃

11. 시작이라는 것



2023년 서울


정장을 빼입은 남자가 활기차게 빌딩 문을 통과하여 걸어간다. 한눈에 봐도 빼어난 슈트 핏에 길고 단단해 보이는 실루엣이다.


“안녕하세요 “

멀끔한 남자가 사람들을 향해 인사한다. 사람들은 흠칫하며 놀란 기색을 하며 쭈뼛거리며 인사를 한다.

남자는 하품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직원들을 보고 싸늘한 눈 빛을 보낸다.


’쯧..‘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남자가 사람들을 바라본다. 하지만 사람들은 엘리베이터 문을 닫을 까 말까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이내 말을 했다.


“아. 먼저들 가시죠. 전 계단으로 갈거라”


의외의 말에 직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당황해한다.


“아니 저. 그래도 상무님 계단은 좀.. “

한 남자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남자에게 말했다.


“아, 윤 비서는 타고 가세요 “


윤비서라 불린 남자는 손사래를 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하하하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제가 상무님 놔두고 어디 혼자 갑니까 하하하”


어색하게 호탕한 척 웃어젖히는 윤비서였다.


“뭐 원한다면 내 방까지 갈 수 있다면 같이 가시죠 “


윤비서가 헥헥 거리며 남자를 뒤 따라 가느라 바쁘다.

거의 지쳐있을 때쯤 남자가 윤비서에게 물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꽤 좋지 않던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


“네?! 아니 상무님 갑자기 그렇게 질문을 막 던지시면 헥헥… 제가 헉헉… 아이고 숨차 죽겠네”


“그러니까 평소에 운동을 좀 하세요”


서울에 있는 고풍스러운 호텔 도시스러운 멋과 고즈넉한 한옥을 잘 접미시킨

코리아 스타일 호텔. 이름은 ‘골든 유어 프렌드 ’

이곳은 전 세계 호텔과 리조트 CC를 가지고 있는 “골든”이 기획한 호텔로

전 세계의 예술가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곳이다.

한편에는 삿포로의 호텔 아나타노토모야의 한 곳을 벤치마킹한 곳이 있다. 그 곳의 풍경을 한국식으로 다시 재해석했다는 평가로

세계  트렌드 대회에서 상을 수상 할 정도이다.



차를 마시는 공간.

온돌을 깔았고 그 위에 좌식 테이블을 놓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큰 창밖으로 보이는 곳에는 웅장한 소나무가 한 그루 심어 져있다. 이곳을 쓱 보고 다시 계단을 오르는  남자.

눈을 흘겨 잠시 보다가 생각이 잠기는 듯한 표정을 이내 짓다가 그리곤 돌아섰다.


헉헉거리는 윤비서가 순간 생각이 났다는 듯 아차 하는 표정과 함께 남자에게 아이패드를 들이미었다.


“이번 1분기 영업이익 관련 보고서입니다 사실은 이걸 먼저 보여드린다는 게… 상무님?”


남자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데스크 의자에 앉았다. 그는 뒤돌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사실은 윤비서.. 네가 보고하기 전에 이미 확인했어”


“아~ 하하 ㅎㅎ 제가 또 한발 늦었네요 상무님”


“한발 늦긴. 내가 빠른 거지”


이내 남자가 뒤돌아 이 부장을 바라봤다.


그는 재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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