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권하는 사회 속에서 오늘도 출근을 선택한 당신, 안녕하세요?
출근하는 하루하루는 많은 날이 잿빛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주 가끔 행복하기도 합니다. 일요일 저녁이 되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노동의 굴레 앞에 슬픔이 엄습하고, 금요일 오후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몽글거리는 기분에 마음은 기쁨으로 차오릅니다. 사소합니다. 직장생활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느끼지 못했을 감정이겠지요. 출근을 선택한 우리는 이 기쁨과 슬픔도 선택하였습니다.
퇴사하고 멋진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별 볼 일 없는 직장인으로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 건너편 아파트 거실에 하나 둘 켜지는 반가운 불빛, 출퇴근 시각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들, 지하철 입구에서 쏟아진 사람들이 만드는 모종의 활기, 점심시간 식당으로 일시에 향하는 무리의 칙칙한 뒷모습들, 퇴근시간 만원 지하철의 무겁고 텁텁한 공기. 이 모든 것이 오늘도 퇴사하지 못한 저를 안도하게 합니다.
저는 늘 퇴사를 꿈꾸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기에 오늘도 출근을 선택했습니다. 매일이 즐겁지 않아도 저는 조금 더, 혹은 조금 오랫동안 퇴사하지 않고 회사를 다닐 것입니다. 퇴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에게도 퇴사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다만 저는 퇴사하지 않은 우리 모두를 더욱 독려하고 싶습니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기도 하고요. 퇴사 권하는 사회에서 이 축복받지 못한 레이스를 무사히 마치기란 혼자의 의지만으로 쉽지 않으니까요.
퇴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직장생활이란 생각보다 재미가 있습니다. 인생의 재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