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one me, 10월 28일 화요일 기록, 건조한 계절
< 2025년 D-65> 잠들기 전 립밤 바르기 10월 28일 화요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건조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변해버린 온도와 습도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늘 입술이다.
어린 시절엔 바짝 말라버린 입술에 자꾸 침을 발라, 입술 주변이 붉게 달아오르곤 했다.
특히 입술 위에 또 하나의 입술을 그린 듯한 붉은 자국은 나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이젠 그런 자국이 생기진 않지만, 어른이 되니 메마른 입술에 나의 생기가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다.
예전에, 청초한 모습이라고 우겼지만
이제는 거울을 보고 아파 보이는 내 모습에 나도 놀라는지라
입술 색깔을 잃지 않게, 메마른 입술 각질이 도드라지지 않게 관리하려 애쓴다.
한 달 사이, 세 가지 계절을 모두 맛봤다.
도무지 무슨 날씨인지 알 수 없는 옷차림의 향연이라고 부를 정도로
반팔을 입은 사람과 겨울잠바를 입은 사람이 하나의 프레임에 담기는 나날이었다.
반팔을 입었다가 너무 추워 놀라고,
긴팔을 입었다가 ‘내가 오버했나, 너무 덥네’ 하며 짜증이 살짝 올라왔다.
그 사이 내 입술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헷갈렸을 것이다.
입술은 두툼하게 부풀었다가 메말라가기를 반복했다.
각질 사이로 틈이 벌어지고, 그 거친 결이 괜히 신경 쓰였다.
얼굴 피부가 건조하면 ‘전체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밀려오지만,
입술만은 립밤 하나면 안심이 된다.
그래서 그날 이후, 밤마다 립밤을 정성껏 바르고 잔다.
침대 머리맡에 립밤을 올려두고,
잠들기 전 나를 돌보는 작은 의식처럼
입술 위에 윤기를 덧입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