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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이 Oct 18. 2024

<나를 위한 돌봄> 좋았던 기억과 함께 잠들기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DAY9, 1인칭 마음챙김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좋았던 일을 떠올려 보세요.

좋은 기억과 함께 잠들면 꿈에서도 웃을 일이 가득할 거예요.

좋았던 기억이 곧 오늘 내가 느낀 행복이랍니다. 




불멸의 불면의 밤을 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마음과 뇌에서 동시에 자동재생되는 ~걸 시리즈는 오늘, 어제, 수년 전 과거일까지 들춘다. 


난 꼭 당하고 나서 깨달았다.

난 꼭 타이밍 지나서 할 말이 떠올랐다.

난 바보처럼 말했다.

난 내 자신이 싫어질 만큼 하지 못했거나 쓸데없이 해냈다. 


그래서 밤이 힘들었다.

낮에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들이 


밤에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다 부정적이었고 어두운 불쾌한 기억조각들이었다. 

내 마음도 모른 채 옆에서 쌔근쌔근 잘도 자는 남편이 부러웠다기보다 오히려 

나를 지켜줄 사람이 자신만의 세계로 잠들어버렸구나 싶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다.


물론 지금은 남편의 질 좋은 수면이 결국은 우리 사이를 좋게 만드는 것도 알며

남편이 잠들어버렸다고 속상해하고 투정 부리는 건, 내가 마음이 많이 아픈 신호라는 것도 안다. 


나는 사실 잠자는 시간을 정말 좋아했다. 

모든 걸 잊고, 전원차단되는 게 좋았다. 시끄러운 내부, 외부 소리를 다 꺼버린 채 

그렇게 잠자고 일어나면 다시 살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잠들지 못했다. 

아팠던 기억들이, 상처받았던 흔적들이 욱신거렸고

나는 혼자서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 내뱉고 싶은 말들을 쓰고, 지우고, 쓰고 지웠다. 


그러다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고통스러운 불면의 밤을 여러차례 보냈다.


그러다

나는 남편과 함께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자기 직전, 침대에 누워서 오늘 하루 좋았던 기억 3가지를 떠올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다. 


분명  나를 기쁘게 했던 순간, 웃음 짓게 했던 순간, 만족스러웠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내가 그 기억들을 너무 소홀히 관리했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자기 직전 좋은 기억으로 잠들기 위해 우리는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키득거리며 웃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었다. 


좋았던 기억과 함께 잠들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나쁜 기억들이 떠올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좋았던 기억들을 다시 불러와 함께 잠들어야 한다.


그래야 나를 돌보고,

내 옆에 있는 사람까지 돌 볼 수 있다.


좋았던 기억을 적어 베개 밑에 놓고 자볼까? 오늘은 그러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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