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교수의 인터랙션 Aug 15. 2022

당신이 발표를 할 때 떨리는 이유

그리고 <불안감>을 <흥분감>으로 바꾸는 법

“How do you think you did?” (네가 어떻게 한 것 같아?)


학생들의 발표가 끝나면 내가 늘 하는 첫 질문이다.

그러면 열이면, 거의 열명 모두, “I was nervous.”라고 한다.


떨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떨리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나 역시 박사과정 중에 학부생 수업을 가르쳤던 것까지 포함하면, 거의 10년을 매 학기 학생들 앞에서 수업을 하는데, 여전히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심장이 콩닥콩닥하다.

저 역시 수년째 강의를 하지만, 여전히 떨립니다.

친구들과 만나 수다 떠는데 떨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발표를 앞두고 혹은 청중을 앞에 두고 떨린다는 것은, 당신이 전하는 메시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아주 당연한 몸의 반응이므로, 떨리는 그 반응 자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잘 살펴볼 것이 몇 가지 있다. 왜 떨리는 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 발표 내용에 대한 이해가 덜 되었을 때

전달해야 하는 내용 자체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떨리게 된다. 괜히 자기도 모르면서, 멋있게 보이려고 어려운 내용을 썼을 때 특히 이런 현상이 생긴다. 이럴 때는, 내용을 작성할 때 자기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서술하거나, 충분히 공부를 하고 숙지를 하는 준비과정을 거치면, 자연적으로 덜 떨리게 된다.


둘째, 연습이 부족한 경우

내용은 너무나 좋은데,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해 파워포인트에 있는 내용을 그냥 줄줄 읽는 사람들을 종종 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연습을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고쳐진다. 5분 발표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최소 10번은 연습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때,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립트를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 슬라이드 당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핵심 단어 혹은 핵심구 위주로 머릿속에 정리를 하고, 대본을 읽지 않고도 확실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틀려도 된다. 틀렸다는 것은 본인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사람들의 나를 보는 인식에 대한 <두려움>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발표를 할 때 자신 없어하는 수많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걱정하는 것은 대인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심리이므로,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강의 중에 나를 안보고 노트북을 보는 등 집중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내 영어가 혹은 발음이 별론가?” “내용이 지루한가?”하면서 바로 학생들이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든다. 

그럴 때마다 나와 눈을 맞추거나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집중한다.

“그래, 이 학생들은 나를 따라오고 있어.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야.”

그럼, 자연스럽게 떨리고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다.

내가 어떻게 비칠까를 생각하는 대신, 내 앞의 청중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이들이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게 전하는 메시지를 직접 보고 듣기 위해서 와 준 고마운 사람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이 발표로 그들에게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지 팁은, 발표를 연습할 ,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준비한 대로 발표를 잘하고,  앞의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 있는 것을 머릿속으로 시각화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그리고 실제 발표를 진행할 때, 당신에게 눈빛을 맞추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를 지어주는 바로 그 청중에게 ‘심리적으로’ 의지를 하면 된다.


내가 전달하는 주제에 자신감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한, 당신의 눈빛과 목소리는 상대방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를 생각하지 말고, 그들과 눈을 맞추고 <연결>하려고 하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떨린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흥분감으로 인한 심장의 떨림 일 것이다.



이전 03화 학생들을 ‘평등’하게 가르치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