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어요”를 못 외쳤던 아이 시절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이에게

by 마마규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이에게

"이름이 뭐니?"

어른이 다정하게 묻는다. 첫째는 고개를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최땡땡..."

8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자신의 이름은 마치 바람에 흩어질 듯 가늘다. 부끄러움이 그 작은 몸을 온통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한 아이를 떠올린다. 수십 년 전, 똑같이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던 아이. 바로 어린 시절의 나였다.


두려움 뒤에 숨어 살던 시간들

나는 알고 있다. 부끄러움이 얼마나 큰 감옥이 될 수 있는지를. 두려움 뒤에 숨어 있으면서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던 그 시절을.

교실에서 손을 들고 싶었지만 들지 못했던 순간들.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뒤로 물러섰던 기억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지만 혼자 구석에 서 있었던 쉬는 시간들.

그때의 나는 몰랐다. 그 모든 두려움이 사실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수해도 괜찮고, 사람들이 웃어도 상관없다는 것을. 그렇게 조금씩 용기를 내는 것이 바로 성장이라는 것을.


어른이 되어서야 만난 깨달음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는 그냥 손을 들고 "내가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 실수하고 사람들이 웃어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그런 경험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

하지만 그 깨달음은 너무 늦게 왔다. 이미 수많은 기회들이 지나간 후였다.


아이에게 주고 싶은 선물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우리 아이만큼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갇혀 포기하는 아이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똑바로 대답해야지!" "어른이 질문하는데 목소리 크게 해야지!"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말들은 오히려 아이를 더 움츠러들게 만들 뿐이다.


대신 나는 아이를 사랑이 많은 어른들이 있는 곳에 자주 데려간다. 가기 전에는 함께 연습한다.

"최땡댕입니다. 8살이에요."

그리고 나의 취미모임에도, 수업에도 함께 데려간다. 어른들만 있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을 받으며, 아이는 조금씩 배운다. 사람들이 무섭지 않다는 것을.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작은 용기가 만드는 큰 변화

아이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는 것을 본다. 여전히 부끄러워하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더 또렷하게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어른들의 질문에 고개를 들고 대답하려고 노력한다.

언젠가 우리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손을 들고 "저요!"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무대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말을 걸 수 있는 날이. 그래서 두려움과 부끄러움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가치를 세상에 펼치며 살 수 있도록 옆에서 기다리고 가르치고 사랑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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