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끌림의 서 11화

끌림의 서 Chapter 2 선택 앞에서의 나약함

틀리고 싶지 않아요

by 지영Robin

인류의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는 대단한 유물. 또 그것은 현재의 인류에게 엄청난 가치가 있어 어렵게 공개된 전시공간. 엄격한 보안이 이루어지는 곳.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을 지키는 초로의 경비원 한 명. 그 공간에 당신 혼자 조용히 관람을 하던 중, 화재경보가 울립니다. 그곳을 빠져나오려는 찰나, 당신은 초로의 경비원과 대단한 유물 중 하나만 구해 나올 수 있습니다.


"당신은 둘 중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초로의 경비원을 선택하자니, 인류에게 가치가 있는 보물을 포기하게 되겠고 유물을 선택하자니,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게 되는 극한 딜레마.


이 정도의 딜레마는 아니지만 우리는 종종 이런 선택 앞에 놓이게 됩니다. 무엇을 선택해야 좋을지, 양손에 뜨거운 감자를 쥐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우리는 한없이 초라하고 나약합니다. 선택하는 순간 감수해야 하는 것과 포기한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될 때의 좌절감을 우리는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특히, '정답'이 있을 것만 같은데 정답을 나는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초조함은 겪을 때마다 처음 겪는 것인 양,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이렇듯 선택이 앞에 놓일 때가 가장 나약한 때가 아닐까 합니다.


미루고 싶은 만큼 미루다가 드디어 막다른 곳에 다다르면 문득 떠올리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절대 없는 세 가지.

"공짜, 비밀, 정답"


세상에 어느 누가 그 순간에 내리는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할까요.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선택은 오롯이 자기의 몫입니다. "정답"이 없다 하니, 약간 안심이 됩니다. 만약 선택을 하고 보니, 최선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차!' 하게 되는 탄식. 선택에 대한 책임이 발등에 툭 떨어집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습니다. 갑자기 나에 대한 원망이 솟구치다가 상황을 탓하면 좀 나아지려나 합니다.


다시 그 순간이 된다면 그렇게 안 할 거라고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솔직히 자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을. 다만 한 번 해봤으니, 대처방식이 더 현명해지기는 할 겁니다.


한 때, 저는 제가 내린 선택 때문에 돌고 돌아 간 적이 있습니다. 그 어리석은 선택에 대해 눈물을 삼키며 책임을 지면서 삶이 던지는 시험에서 실패했다고 자책했습니다. 더 나은 환경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었다면 '이 꼬락서니는 아니었을 텐데.' 하는 방향 없는 원망을 해대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돌고 돌아오는 길에서 제 정체성과 힘을 발견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그것이 "실패"의 모습으로 왔을 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차!'가 '아하!'로 바뀌는 순간의 짜릿함은 결국 선택 앞에서의 나약함이 삶에 대한 겸허함을 배우게 하려는 기제였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선택에서 틀리는 것은 없습니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와 같이 선택 앞에서 비겁해지는 것이 틀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하니, 당신!! 못 먹어도 "GO!"

당신이 하는 선택이 원하는 그곳에 결국에는 닿게 하기를.


keyword
이전 10화끌림의 서 Chapter 1 피할 수 없는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