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여행지
<해운대구 - 순환>

부산에서 행복하기 시즌 1

by 김미령

여행일 2022년 2월 7일

엄마 생신일인데 날씨가 매섭다.

2월의 부산은 바닷바람이 가장 차고 강하다.

친절하지 않은 겨울 날씨에 나들이하기 적당한 장소를 고민하다 문득 떠올랐던 <시티 100층 타워 ㆍ부산 엑스더 스카이>.

솔내음 한정식은 음식이 깔끔하고, 식사 좌석에서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통창이라 생신일에 맞춰 미리 예약을 해 놓았다.

한정식은 가격에 비해 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지는 메뉴지만, 부모님과 격식을 갖추고 싶은 날 먹고 싶은 음식이다.

식사 후 엘시티로 이동하면서 아빠는 전망대에서 보게 될 바다를 못 믿어워 하셨다.

"올라가도 뭐 볼 있겠나? 입장료도 비싼데ᆢ위에서 보나 밑에서 보나 거기서 거기지."라며 말씀하신다.

나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뭐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어서, 100층인데 한 번 올라가 보자고 말씀드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전망대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 모두,

"와~ 멋지네."

아빠께서도 '시원하게 바다가 보인다.'며 만족 해 하셨다.

이곳저곳 쾌적한 공간에서 100층의 풍경을 감상했다.

1층과 100층의 높이 차이는 커피 맛을 다르게 하는 걸까?

그럴 리 없겠지만, 오늘따라 커피가 더 진하고 향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만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는 푸른 바다는 반짝반짝 아름다웠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근처에 <청사포 블루라인파크 해변 (캡슐) 열차 정거장>으로 이동했다.

해변(캡슐) 열차는 미리 왕복 승차권으로 예약해 놓았다.

미포에서 청사포로 돌아올 땐 움직이는 열차에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시간대를 맞춰 예약해 두었다.

미포에 내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까지는 코스도 짧고, 길이 좋아서 요통으로 걷기 불편한 부모님과 산책하기 좋았다.

어느 교수님 글에 요즘은 휴식도 소비 속에서 이루어지니 스트레스가 된다고 ᆢ 하는 책을 읽으며 많이 공감했었다.

돈을 버는 것에도, 돈을 쓰는 것에도 감정이 존재한다.

여러 생각들이 뿌려져 키워진 감정은 화와 기쁨의 열매로 커간다.

늘 기쁨의 열매를 가질 수도 없고, 늘 화의 열매만 거두는 것도 아닌 나의 생활은 끝없이 순환한다.

오늘은 생신을 맞이한 부모님께 기쁨의 열매를 드리고자 며칠 전부터 정성스럽게 뿌린 나의 생각들은 기쁜 감정의 열매로 몽그라니 자라 행복함을 주었다.

열차 밖 바다 위 일몰은 홍시의 색으로 사그라져 어두워진다.

붉은 태양은 곧 사라지겠지만,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니 또다시 밝음을 가지고 돌아오겠지.

기쁨도 늘 슬픔과 화의 시간을 지나 돌아온다.

가끔은 너무 오랜 시간 끝에 내게 닿아 삶이 지치기도 한다. 해의 진한 붉음은 일몰 직전이라고 한다. 아직은 내 삶이 생의 일몰 시간에 닿지 않았으니, 큰 기쁨의 행복을 기대해 본다.


멀리서 여행 온 누군가의 하루도 부산에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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