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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폐관수련인 Jun 18. 2024

그 밤바다 너머의 모험

다시 또 맨땅에 헤딩

박사를 취득해도 여전히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여전히 불안하구나.

광대부터 타고 올라오는 피로는 미간에 퍼져 눈까지 이어진다. 마치 빠지지 않는 독소가 쌓인듯한 느낌이다. 

사람과 마주할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받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이다. 이제는 17년을 반복되는 말로 써 왔으니 내가 이런 인간이라는 것을 잘 알겠지만, 어째 좀처럼 개선이 안된다.


결혼, 가족, 꿈...

이곳에 오고 4년, 이것들이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든다. 내 꿈은 어떤 방식으로든 다가가겠지만, 사람은 다가가는 것조차 어렵다. 나이 먹어갈수록 더욱 사람을 못 믿겠다. 깊게 다가오려 하면 내가 먼저 선을 긋고 멀어진다. 상대방이 못 미더운 사람이 아님에도 내가 열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오로지 공적으로만 지내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그런데 결혼은 어떻게 할 수 있나 사람도 못 믿는데. 원치 않는 마음과 가족들의 바람 사이에 저울질을 하고 있어 속 쓰림이 잦다.


나는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선인처럼 착한 척하는 것도 그냥 내 이미지 챙기기 바쁜 사람이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칼처럼 내치는 것이 내 특성이다. 나의 자존심은 그렇게 몰상식하다. 그렇게 손절하고 나면 마음 한 편이 속 시원하면서도 무언가 걸리는 마음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어야만 했나. 한국에서나 이곳에서나 나는 어른이 되기는 글렀구나.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건 큰 축복 같다. 저들은 무슨 인연으로 저렇게 만난 걸까. 그게 친구가 되었건 반려자가 되었건 나는 이 복잡한 성격에 맞는 사람이 없다는 게 지난 세월 씁쓸하게 자라온 환경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막상 마음에 맞는 사람이 생겨도 가깝게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익숙지 않아 피하게 된다.


이렇듯 나의 모험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도 여전히 손에 닿을 수 없는 것투성이다. 나도 언젠간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인연이 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나하나씩 이루어야 하는 게 주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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