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병원이 딱 한 군데 있다.
좀 더 많은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걸어내려가야 하는데,
만 가지가 귀찮은 나는 그냥 근처 병원을 웬만하면 이용하는 편이다. 주 종목은 소아과인데, 여기 선생님이 참 친절하다.
친절하고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소아과는 매번 붐빈다. 이 동네에 아이들이 많기도 하지만 나처럼 어른 진료로 보러 오는 사람도 꽤 있다.
나는 이 선생님을 볼 때마다 친절함과 잘생김에(약할 수밖에 없다) 매번 감동받곤 하는데 그럴 때면 스멀스멀 내 안의 아줌마 본능이 꿈틀거린다. 총각이어요? 결혼은 했어요? 애는 있어요? 하는 나이 드신 어른들도 요즘 안 한다는 호구조사를 그렇게나 하고 싶은 거다. 아니 총각이면 어쩔 거고 결혼했으면 어쩔 건데? 남편은 기가 막혀하며 물으면 아니 뭐 그냥.. 궁금하잖아.. 라며 소심하게 대답하는 내가 있다.
내가 만난 여태 소아과 선생님들은 이토록 친절하지 않았단 말이지. 근데 결혼도 안 한 소아과 선생님이 이렇게 친절하면 게다가 잘생겼으면 반칙이지!라고 선언하고 싶지만, 소심한 나는 아이들이 진료 볼 때다마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는 걸로 만족스럽다.
우리 남편은 그 사람은 단순히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자기 일을 하는 것이라고 나도 다른 고객 대할 때 목소리부터가 달라진다며 흠흠. 거리지만 나는 알고 있다.
당연히 일이니 소아과 의사 선생님도 일로써 친절할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사람이 그렇게 한결같이 올 때마다 친절하다는 건 그 사람의 천성이 그렇다는 게 아닐까. 단순히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제공하는 친절이 아닌 원래부터 배어있는 그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나는 배우고 싶은 모습을 늘 바라보며 아 나도 저렇게 친절해야지. 꼭 상냥해지고 싶다.라고 반성을 한다.
타인에게 친절하고 상냥하면, 꼭 실을 보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웬만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친절함과 상냥함을 앞에 두고 화를 내진 않으니까 말이다.
나는 삶의 어떤 한 부분에 작게나마 상냥함을 가지고 있어야 사회를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은 상냥해야 하고 타인도 내게 상냥했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짜증스러운 존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울리며 살아가야 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