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문학3』 2호
'일어'가 아니고 '잃어'. '어떡게'가 아니라 '어떻게'
'한명의 인간으로써'가 아니라 '한명의 인간으로서'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고 하지. 그러나 아무나 사랑하기도 해. 우리는 곳? 곶? 곧. 책상 위에서. 식탁 밑에서. 트렁크 안에서. 문 밖에서. 어디서든. 언제든.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사랑 없이 사랑을 하고.
무언가를 잃어버렸지. 무언가를 잊어버렸고. 당신 아닌 당신을 만나 열렬이가 아니라 열렬히.
더 이상 울지도 웃지도 않는 아침이 시작되려 해. 게들. 게들. 게들이 아니라 개들. 개들. 개들이 있는 이곳에서. 납작해 지려고 해. 더 작은 구멍을 찾으려고 해.
멀리 있는 것들은 아름답지. 나는 이 두근거림에 대해 아무런 서약을 하지 않기로 한다.
부서지는 것은 모두 미래지. 컵들의 이가 부러지는 동안, 먼지들이
모서리를 향해 굴러가는 동안. 우리는 께? 꾀? 꽤. 무거워진 눈꺼풀을 덮으며 각자의 담요를 향해 팔을 뻗는다.
'고동'가 아니라 '고둥'. '만두를 만듬'이 아니라 '만두를 만듦'.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는 할 수 없다는 것을 긍정하려 해. 눈과 구름의 반복인 이 계절을 부정하려 해. 로맹가리가 아닌 에밀아자르의 이름으로 열 두 개의 단어를 외우고. 열 두 개의 단어를 잊어버리고. '자기 앞의 생'을 완성하려한다.
가재가 가재인 것에 대해. 얼룩이 얼룩인 것에 대해. 재채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후추! 불꽃을 번쩍일 때까지 부싯돌!
밤이 오면 우리는 후라쉬 후레시 프라쉬 플래시 무엇으로 밝혀야할까.
'텔레비젼'가 아니라 '텔레비전' '비로서'가 아니라 '비로소'
'그렇게 됄 것입니다.'가 아니라 '그렇게 될 것입니다.‘
*홍상수 영화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