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하늘의 뜻을 깨닫게 되는 오십이 되면, 과연 내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알까? 개인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은 큰 변화를 겪지 않는 한, 익숙한 일상의 연속일 것이다. 그 일상에 책 읽기와 운동이 자리하여 쌓여가는 지식과 단단한 근육으로 지나온 경험을 반추하여 지금의 나라면, 그때 그 상황에 다르게 대처하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단속성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거슬러 되돌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이다. 다만 지금이라도 경험치가 쌓여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지고 넉넉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작가도 역사가도 아닌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내야 할지 모르지만 단지 할 이야기가 생겨서 글을 써야 한다. 세상에 글을 내놓으려면 뭔가 보탬이 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지금 순간에도 글쓰기를 주저한다. 진짜 쓰고자 하는 이야기를 쓰기 전에 우선 나의 삶을 정리하고자 한다. 원대한 출사표를 던지는 대신 나의 미숙했던 순간들을 진솔하게 펼쳐 놓아, 어리숙한 자신을 자책하기보다, 착오와 실패는 나만이 겪는 일이 아니며,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며 스스로에게 좀 더 허용적이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
지금도 자기만의 심판의 눈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이들의 봉인을 해제해 주고 싶다. 덧붙여, 앞으로 시간의 여행 동안 행운이 가득하기만을 기원한다.
※ 등장인물과 기관명은 변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