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을 위한 명상 소사이어티 '센터원' - 고요의 바다 2기(5회기1)
인간은 의도를 가지고 고요에 들어갈 수 있는 독특한 존재다. 흔히 잠을 잘 때 경험하는 무의식적 고요와 달리, 명상은 스스로 이완과 집중을 동시에 조율해가며 더욱 깊은 내면으로 진입한다. 일반적으로 집중이라고 하면 몸과 마음을 긴장시키는 상태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명상은 ‘이완 속의 집중’이 핵심이다. 호흡을 길고, 깊고, 가늘게 유지하면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옥시토신을 비롯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몸이 더 편안해진다. 역설적이게도 서양 과학에서 ‘자율신경’이라 부르던 영역이 숙련자의 의도에 따라 어느 정도 조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일상 중 잠깐씩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혈압이 낮아지고 심리적 안정감이 향상되는 신체적 변화를 체감한다.
위빠사나(Vipassana)는 빨리어로 ‘분리하여(vi)’, ‘관찰한다(passana)’는 의미가 결합된 말로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꿰뚫어 봄으로써 통찰을 얻는 관(觀) 명상이다. 전통적으로 위빠사나는 몸(身신)·느낌(受수)·마음(心심)·법(法법)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대상으로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오온(五蘊), 즉 색·수·상·행·식*이 끊임없이 생멸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고, 무상·고·무아라는 불교 사상의 핵심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불교 경전에서 “사념처 수행이 해탈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고 표현된 것도, 이처럼 매 순간 일어나는 신체적·정신적 현상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통찰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색수상행식 : 인간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색온(色蘊: 육체, 물질) · 수온(受蘊: 지각, 느낌) · 상온(想蘊: 표상, 생각) · 행온(行蘊: 욕구, 의지) · 식온(識蘊: 마음, 의식)이라고도 부른다
* 사념처(四念處) : 불교의 수행법 중 하나로, 몸 · 느낌 · 마음 · 법을 관찰하는 네 가지 알아차림(sati, 사띠) 수행 또는 명상법
센터원의 '고요의 바다'에서는 위빠사나 이전에 사마타(Samatha) 수행으로 고요 속에 머무르는 힘을 먼저 기른 뒤, 그 바탕 위에서 위빠사나의 ‘관찰’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투명하게 꿰뚫어본다. 부처님 이전에도 요가나 명상법이 존재했지만, 대부분이 고요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습관적 괴로움에 휘말리는 문제는 여전했다. 붓다의 혁신은 고요 속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무상·고·무아라는 이치를 관(觀)으로 명확히 통찰함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반대로 이 원리를 깨닫지 못하면 아무리 심오한 고요라도 현실에 부딪힐 때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유란 단순히 외부의 소음과 단절된 조용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내면의 깊은 곳까지 스스로 들여다보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믿음과 감정, 무의식의 패턴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인간 마음의 심연에는 Subconsciousness(잠재의식)와 Unconsciousness(무의식)라는 층이 깔려 있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꿈 분석, 자유연상, 최면 등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의 안내나 외부 자료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를 갖는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직접 살피는 명상을 통해서는 우리의 지금까지 습관이나 억압 속에서 반응해온 마음의 기제를 낱낱이 느끼고 바라볼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이런 과정을 꼭 해야 하나?"라고 묻기도 한다. "알아차리지 못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지 않은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과연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가?”, “더 깊은 차원에서 자신을 이해할 방법은 없을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져왔다. 재물과 지위를 갖추고도 허전함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질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은 90% 이상 무의식의 영향 아래 있다. 낯설거나 위협적인 상황을 맞닥뜨릴 때면 본능적으로 과거의 경험과 압축된 감정 패턴이 먼저 발동한다. 이 패턴들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의식적 결정이라 믿으면서도 사실은 반복된 조건 반사에 머무르기 쉽다.
명상은 자신 안으로 들어가 이 무의식적 패턴을 비로소 의식의 무대로 끌어올리는 가장 직접적인 훈련이다. 삶의 과정에서 수많은 억압과 습관이 켜켜이 쌓였더라도, 고요 속에서 몸(身)·느낌(受)·마음(心)·법(法)을 세심하게 살피면 “아, 이게 바로 내 마음 작동 방식이구나”라는 통찰이 생긴다. 정돈되지 않았던 혼란과 감정적 충동도, 이렇게 투명하게 드러나면 훨씬 간명해진다. 부처님께서 사념처 수행을 통해 연기, 무아, 중도를 깨달으셨다는 전승이 말해주듯이, 고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봄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나 이 현실에서 즐거움과 괴로움, 그리고 즐겁지고 괴롭지도 않은 감정을 느낀다. 불교에서 이를 고락사(苦樂捨)의 삼수(三受)라고 부르며, 인간의 정서는 이 세 가지 감정이 끊임없이 교차하며 일어난다고 본다. 우리가 온전한 집중과 이완 상태에서 자기 내면을 주시할 때, 이러한 감정의 작동 방식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편안함이나 괴로움조차도 잠시 머물다가 흘러가며, 고정되지 않은 실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바로 이 체험에서 삶이 진정으로 변화되는 지혜가 시작된다.
오늘 Asi님의 강의에서는 많은 불교 용어와 산스크리트어가 등장했지만, 의외로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고요의 바다’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반복적인 안내를 받으면서, 사마타와 위빠사나 같은 명상의 핵심 개념을 보다 쉽게 체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명상의 정수을 배우며 ‘나’를 더욱 깊이 바라보게 해주는 이 특별한 여정—고요의 바다—가 너무나 귀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고요의 바다 교육 안내>
일정 : 4/5 개강, 5/10 종강
일시 : 매주 토요일, 오후 2-5시(3시간)
구성 : 총 6회기
대상 : 명상 입문자, 명상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으신 분
장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 11 센터원 3층 (해방촌)
교육비: 95만원 (입금 계좌: 우리은행 1005-500-407305 (주)캐럿글로벌)
*교육 기간 중 수업과 별도의 리트릿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고요의 바다 둘러보기>
1회기: 고요로 들어가는 문
2회기: Sati를 잡는 호흡법
3회기: 깊은 고요에 머무르기
4회기: 바라보기의 시작
5회기: 순수의식의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