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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Jun 28. 2024

D+20 사기치기? 누구에게? 나에게!


D+20



다섯 번째 대결 연습.

지난 수업의 연장 느낌으로 진행되었다.

유사한 콤비네이션 동작, 하이가드, 몸치기.

그러면서 알고 있던 동작 하나를 교정했다.

가드하던 팔을 뻗는 잽의 동작인데,

이게 생각보다 몸을 많이 회전시켜야 한단다.

주먹을 날렸을 때, 명치가 앞을 아닌

옆을 향해야 한다고.

등짝이 거의 앞을 향하듯 골반을 회전시키고,

오른발도 같이 확 회전되어야 한다.  

막상 해보니 힘을 쫙 보내는 느낌이 와서 좋았다.

어디서나 자세 교정은 최고다.

바른 자세를 할 때의 쾌감이 있다. 짜릿해.

그리고 새롭게 로우 잽을 배웠다.

말 그대로 아래로 치는 주먹이다.

언제나처럼 다리를 입는 힘껏 앉아

고강도의 스쿼트 자세로

상대의 배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날리되,

머리는 살짝 틀어서 맞지 않도록 한다.

(뻗는 주먹의 반대쪽으로 살짝 튼다. 시선은 정면!)

이제 로우 잽까지 배워, 드디어

사기 칠 단계에 진입하게 되었다.

로우 잽을 날리는 척, 하면서 안 날리기.

스트레이트 날리는 척, 하면서 로우 잽 날리기.

그런 식인데, 상대는 둘째치고 나부터 혼동이다.

뭘 하려는 건지 나도 몰라서 스텝도 꼬이고

복싱이라기엔 좀 멎쩍은 움직임.

게다가 아직 가드가 어려워서 계속 또 맞았다.

잘 피하는 게 어려우니, 맞아가면서

체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해 보지만

조금 많이 웃기고 조금 슬픈 초보 복싱인.

등산하러 가서도 스텝을 뛰고,

일하다가 힘들어도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펀치를 날리며 연습 중.

집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하고 있다.

스텝은 뛸 수 없지만 자세 연습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래도 전에 비해 자세가 잡히는 것 같다.

겉으로도 태가 나는지 주변에서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질문을 종종 듣는데,

놀랍게도 그대로다. 근육이 조금 늘어난 정도?

아무래도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식단 관리가 쉬운 상황도 아니어서 그런 듯하다.

뭐라도 좀 더 상황을 맞춘다면. 그럴 수 있다면.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근육인이 될 수 있을 텐데.

이시영 배우와 김세정 가수처럼.

근육과 하나 된 정말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은 무지막지하게 기니까.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꾸준하게 해볼 것이다.

포기는 배추 셀 때만!

맛있는 배추 셀 때만!!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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