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 기억해. 식후 3시간.

by 개복사

죽기 vs 살기 | D-9

기억해. 식후 3시간.



적당한 긴장감. 발을 내디뎌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뻐근함. 운동한 자만이 누리는 어그적거리는 움직임. 어제는 운동에 성공했다. 맨몸 운동 30분 + 스텝퍼 30분 + 스트레칭 15분. 잠들 때까지만 해도 목표 도달에 있어, 어떡하나 심히 우려되었는데. 일어나보니 어제와 다른 무게감에 조금의 안도를 받았다. 같은 코스로 매일 운동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가벼워질 것 같다. 목표 체중 감량까지는 어렵겠지만 조금이나마 무게를 더는 것에 의의를 두고 조금씩 쭉쭉 체중을 줄여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식후 3시간. 내 배꼽시계는 아주 정확하다. 정확해서 어이가 없을 지경. 식사한 지 딱 3시간이 지나면 배고파진다. 급격하게 몰려오는 허기는 마치, 평생을 굶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뭐라도 먹고 싶어서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훑는 나를 발견할 때면 사람답게 버티자며 주문을 외듯 허기를 넘기곤 한다. 물론, 이성을 되찾기 전에 레이더에 걸리면 그대로 하마가 되어야 한다. 식사량 조절보다 어려운 것이 급격하게 찾아오는 허기이기 때문에 더 의식적으로 주의를 주는 편이다. 오늘도 간식을 먹지 않기 위해 엄청나게 참았다. 먹을 수 있었으나 먹지 않았다. 뭔가를 씹을 수 있었으나 물을 마셨다. 음식을 먹다 보면 위가 늘어난다. 반대로 음식량을 조절해 줄여가다 보면 위가 줄기도 한다. 줄여나가는 과정이 고되지만, 마침내 완전하게 적정량의 식사와 공복이 조화로운 위를 만나면 편안할 것이다. 겨울이 오기 전까지 나도 그런 위와 함께하고 있었다. 하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늘리고 말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반드시 오게 되어있다는 요요일 것이다. 다시 몸에 맞는 위로 줄이고 유지하기까지 얼마큼의 시간이 걸릴까. 그런 걸 생각하면 조금 답답해지지만, 지지 않고 오늘의 계획을 짠다. 어제와 같게 맨몸 운동 30분과 스텝퍼 30분에 도전한다. 흔들리는 하루여도 차곡차곡 쌓이면 그 자체만으로도 무시 못 할 하나의 데이터가 될 테니 힘을 내본다. 오늘도 응원 바람!




p.s. 햄버거 먹고 싶다..

먹고 싶은 것
이전 09화D-10 에너지만 채워도 알아서 근육이 되어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