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_Valle Segrado_3편 _뚜벅뚜벅 느닷업이 간 여행들
쿠스코에는 Valle sagrado 가 있다. 만약 당신이 하이킹,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쿠스코는 꽤 장기로 머물기에 괜찮은 곳이 될 수 있다. Urubamba 계곡을 끼고 있는 이 협곡은 페루의 곳간이다. 수 천 종류의 감자와 옥수수가 이 협곡에서 자라나고 있고, 퀴노아 등의 곡물들도 듬뿍 쏟아내는 고마운 자연이다.
흔히 쿠스코에 머물게 되면 이 협곡을 따라 있는 여러 작은 마을들 혹은 유적지를 볼 수 있는 투어상품들이 많다. 갈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로는 Moray, Marras, Chinhero , Ollantaytambo, Calca 그리고 Pisac 이 있다.
Moray와 Maras 그리고 Chinchero는 쿠스코 시내에서 2시간 안으로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이 3곳을 묶어서 하지만 Chinchero의 경우, 직물 체험을 하는 것 외에 유적지를 방문하는 시간을 따로 뺀다면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거나 따로 하루를 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반면 Moray와 Maras는 빨리 보고 올 수 있는 곳이다. Maras를 우기에 방문한다면, 염전의 농부들은 우기 때 일을 하지 않으므로 아무것도 일어나고 있지 않는 염전밭을 보는 것이기 정말 빠르게 지나가듯 볼 수도 있다.
Ollantaytambo는 마추픽추를 가기 전 기차를 타는 곳으로 넉넉히 일정을 잡는다면 그 곳의 유적지들을 여유롭게 보며 들리면 좋다.
Pisac은 반면 조금 싸이키델릭적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쿠스코의 시내에서 역시 2시간 안으로 갈 수 있으며 collectivo로 왕복 10 솔이면 갔다 올 수 있다. 강과 협곡과 계곡이 만난다고 해서 잉카인들이 영적 에너지가 많은 곳으로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가면 꽤나 영적인(?) 기념품들을 살 수가 있다. 잉카 샤먼들이 쓰던 주술용품과 문양에 관련된 기념품들 말이다. 수공예품 시장이 마을에 있어서 이 곳에서 괜찮은 물건들을 사는 것도 추천한다. 이 외에도 요가나 명상같은 다른 활동들도 할 수 있다.
나는 이번에는 혼자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바로 Pisac.
우기라 날은 궂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 유적지를 간다기 보다는 그저 마을을 보고 싶었다. 마을은 굉장히 작았고 수공예품과 기념품가게로 가득 차 있었다. 명상을 하기 위해 피는 향 내음새가 마을을 올라가는 길 골목에 작은 다리들을 걸치 듯 쉽게 맡을 수 있었다.
쿠스코 시내보다 훨씬 흥미로운 물건을을 파는 가게들을 볼 수 있었다. 한 가게에서는 골동품 가게 같은 느낌이었는데, 운영자의 할아버지가 수집가여서 잉카의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을 해서 정말 오래된 물건들도 볼 수 있었고, 진짜 새 머리나 새 다리가 달린 캐스터내츠부터 신기하게 생긴 피리 등 아마존에서 샤먼들이 쓰는 다양한 악기들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에 있던 한 피리는 그 같은 음을 연주를 해도 두 갈래로 나뉘어져있어서 화음을 낼 수밖에 없어 신비하고 깊은 소리를 냈는데 나중에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서 그 피리의 이름을 운영자로부터 받아왔지만 유튜브에 쳐도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
비는 계속 오고 있어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터벅터벅 걸으니 골목 끝 쪽 광장옆에 있는 수공예품 전통 시장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나는 배틀을 앞에 두고 직접 만든 직물들을 판매하고 있는 한 인디오 상인의 부스 앞을 지나쳤다. 워크숍때 염색을 하고 받은 실들을 한 번 이용해보고 싶어서 짤 때 쓰는 압착시키기 위한 조그만 나무 막대기 툴을 파는지 물어봤다.
한 인디오 소녀가 물었다.
"그걸 왜 찾는거야?"
"한 번 배워보려고, 실이 있거든"
"이걸 배운다고??"
하면서 그녀는 의아해하했지만 곧 부스로 오라고 하면서 자신이 가르쳐줄 수 있다고 했다. 오후에 앞의 배틀에서 어머니가 돌아오면 짜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오후에 다시 시내를 구경하고 다시 돌아왔다. 결론적으로 어머니는 꽤 늦게 돌아오셨고 그 동안 그녀는 자신이 자신의 마을에서 실을 가져와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마을은 또 collectivo를 타고 1시간 반을 이동해야하는 거리였다. 나는 차라리 그러느니 내가 날 잡아서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주에 D와 함께 그의 쿠스코 강추 장소인 우루밤바 협곡에 트래킹을 갔다. 쿠스코 시내에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우린 정글(Selva)에 갈꺼야"
"이 추운 동네에 정글이 어딨냐"
했는데 Urubamba는 진짜 정글이었다. 야생의 정글이었다. 물론 악어와 원숭이 등등은 보이지 않았지만, 고산지대의 정글이었다. 이끼와 꽤 굵직한 나무들이 있고 덩쿨들도 있는 그런 정글. 길도 없었지만, 산을 좋아해서 많이 탄 그는 척척 해쳐나갔다. 나의 경우엔 생각보다 고산지대라 숨이 차서 중간에 쉬는 시간이 많기도 했다. 계곡을 만날 때는 주저 없이 신발을 벗고 계곡을 건너야 했다. 물이 정말 정말 찼다. 계곡바닥의 돌들은 맨발로 건너기에는 아팠지만 그 마저 건너는 동안 발이 시려서 감각이 없어지면서 괜찮아질 정도로 계곡 물이 찼다.
우기라 꽤 푸릇푸릇 했고 덕분에 맨발로 보드라운 풀들을 밟으면서 가는 트래킹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생동물들의 똥도 쉽게 볼 수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엄청난 똥을 밟아 신발이 반이 젖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었다.
어찌됬던 계곡에 도착하고 나서 우리는 피크닉을 즐겼다. 물은 말도 안되게 맑았고 산도 말도 안되게 높았다. 내 생에 최고의 피크닉 자연절경이었다. 다만 우기라 또 비가 오기도 시작했고 나는 Pisac의 그 인디오 소녀, R에게 가야했기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Pisac에 도착해서야 오늘은 R의 가족이 부스를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아니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미안했다. 그녀와 만날 때즈음에는 벌써 협곡사이로 또 먹구름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시장 뒷쪽의 들판에서 그녀는 나에게 다른 문양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D도 꽤 흥미롭게 들었다. 못을 땅에 받고 했던 프로세스였기에 일반적인 집에서 하기에는 다른 장치가 필요할 것 같았지만 우선 고맙게 배움을 받았다. 나는 R에게 내 미니 삼각대와 셀카봉을 선물로 주었다. 별다른 수업료를 받지 않고 그렇게 알려주려고 했던 18살인 그녀가 한 번 그런 튜토리얼들을 틱톡이나 유튜브에 한 번 올려보면 어떨까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해가 저물고 있었고 다음일정때문에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했다.
서둘러 쿠스코로 향하기 위해 저 멀리서 출발하고 있는 만차인 collectivo에 겨우 탔다. 그리고 곧 골아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