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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봉낙타 Jan 20. 2024

왜 한국 남자들은 수염이 없는 거지?

뒤늦게 스페이스 스위퍼스(Space Sweepers, 승리호)를 넷플릭스에서 보던 남편이 갑자기 물었다.


“왜 한국 남자들은 수염이 없는 거지? 어떻게 면도한 자국조차 없는 거야? “


그리고 작년엔 크래쉬 랜딩 온유(Crash Landing on You, 사랑의 불시착)를 보던 남편이 물었던 적이 있다.


“북한 남자들도 수염이 없네? 한국 사람들은 원래 수염이 없는 거야? 아님 뭔가 면도 노하우가 있는 거야?”


“그냥 북한 남자가 아니고 현빈이잖아!”

라고 말하고 생각해 보니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한국 남자들은 대부분 수염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턱수염이나 콧수염을 기른 남자들이 흔히 보이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거뭇거뭇한 면도 자국이 있는 한국 남자들도 본 기억이 없다.


일본 티비 시리즈에서는 살바도르 달리 같은 콧수염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이 종종 등장한다. 유독 한국 남자들은 수염 자국조차 없이 여자 얼굴처럼 (혹은 더) 깨끗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에서도 수염 기른 남자들은 찾아보기가 힘들고, 남편 말대로 정말 무슨 관리 노하우가 있는 걸까? 그리고 왜 한국 남자들은 수염이 없는 건가 생각해 봤다.


1

유전적으로 수염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치 머리숱처럼 수염이 원래 적은 경우. 매일매일 면도를 하지 않아도 면도 자국 없이 매끈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 한국 남자들은 왜 유전적으로 수염 없는 사람이 많은 거지? 왜?


2

두 번째는 문화적인 이유.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가 중요시되는 사회적 통념이 있다. 사회적으로 수염을 유지하는 것보다 면도한 매끄러운 얼굴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 회사 근무 시절, 한 크리에이티브팀의 씨디(CD, Creative Director,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항상 수염을 길렀다. 함께 새로운 광고주를 만날 때마다,

"아, 씨디님 수염 멋지네요!"

"역시 크리에이티브한 분들이라 뭔가 스타일이 있네요."

하며 한 마디씩 외모에 대해 (긍정적인 건지 아닌지 한) 코멘트를 하곤 했다.


3

개인적 스타일. 회사에 일하는 직장인보다는, 예술가나 글 쓰는 작가처럼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수염을 기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사회적 통념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들의 상징 같은 걸 수도. 수염을 기른 한국 남자들과 기르지 않는 남자들의 직업군이 많은 경우 달랐다.



싱가포르 사람인 우리 남편은 여기 두바이에 사는 아랍 남자들이나 서양 남자들처럼 수염이 많다. 매일 면도하지 않으면 (아주 많이) 지저분해질 정도로.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던 남편이 하루는 수염을 다 밀어버리고 나타났다. 코리안 같지 않냐며 좋아하는데, 정말 별로 였다. 나는 수염이 있는 (물론 수염을 잘 다듬은) 얼굴이 더 끌린다. 자연스럽고 더 남자답고, 멋진 욜로(YOLO) 같은 그런 색다른 분위기가 좋다.


수염 없는 남자 얼굴은 남의 눈을 의식한 듯한 이미지를 풍긴다. 수염이 있는 얼굴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듯한 느낌. 어딘지 자신감이 있어 보이고 더 남자다워 보여 매력 있다. 자기만의 색깔이 강한 그런 바이브. 물론 다 개인 취향이겠지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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