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흔들지 말고 보호해 달라
한국팀 캡틴 손흥민이 말했다.
지난주,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마지막 3차전에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3대 3 무승부를 거둔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마음이 아렸다. 100분 넘는 시간 한국팀은 정말 열심히 뛰고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서 또 뛰었다. 근육 없는 나는 몸싸움으로 넘어지면 바로 응급실행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마조마하며 경기를 봤다. 골을 넣는 건 둘째치고 100분 동안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존경스러운. 아무도 걷거나 지쳐서 포기하는 선수는 없었다.
키보드 워리어 (Keybooard Warrior):
컴퓨터 입력 장치(키보드)를 무기처럼 쓰는 사람을 풍자하는 말. 인터넷에서 공격적인 댓글을 일삼는 이를 일컫는다. 떼를 지어 특정인에게 악성 댓글을 퍼붓기도 한다.
앞뒤 가리지 않는 언사(인터넷 게시·댓글) 때문에 토론 질서를 깨뜨리고,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 사회적 병폐로 지적됐다. 특히 이들이 인터넷에서 무리(커뮤니티)를 이루면서 폐단을 키웠다. [네이버 지식백과]
"여기 두바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사이버 불리(bully)는 감옥행이야!"
"아 그래? 근데 그러면 언론의 자유(free of speech)가 없는 거 아냐? 한국이 미국이랑 시스템이 비슷한 게 많아서 그런가?"
"페이스북이나 X(이전 트위터)에서도 사이버불리에 해당하는 콘텐츠는 다 삭제하거나 규제하지. 키보드 워리어들은 범죄자야!!"
한국의 디지털 정책이나 법은 잘 모르지만 남편 말이 일리가 있는 듯. 언론의 자유를 억제하고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기관에서 대중의 의견을 통제한다고 소셜미디어에서 항의하는 의견들도 많다. 역시 무슨 일이던 다 좋을 수만은 없다. 균형 잡고 사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인 듯, 다시 한번 느꼈다.
많은 팬이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서 조금 선 넘는 발언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깝다. 모든 선수는 가족이 있고 친구, 동료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축구선수이기 전에 인간이다
종종 한국에서 들려오는 유명 배우나 가수의 자살 소식들을 접할 때마다, 남편은 한국 사회가 너무 좁고 그 안에서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면서 사는 것 같다며 버럭버럭 화를 낸다. 한국어를 쓰는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라는 제한된 세계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한국어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은 조심했으면 좋겠다.
역지사지. 생각해 보라, 100분을 나라를 위해서 쉬지 않고 뛰어서 집에 왔는데 욕만 먹는다면.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악플을 쉽게 쓰지는 못할 듯. 기대가 커서 실망이 큰 것도 이해한다. 그 마음은 인터넷 말고 개인 일기장에서 써도 충분할 것 같은데.
많은 소설가들이 글쓰는 일도 재미 없으면 못한다며, 무슨 일을 하던 '재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악플로 축구 선수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축구를 하기 싫게 만들면서 한국 축구팀이 이기길 바라는 모순덩어리.
해외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축구팀이다! (특히 우리 남편의 싱가포르 축구팀에 비한다면 ㅎ)
다음주 화요일에 있을 사우디와의 16강전 가기 전까지 맛있는 것 많이 먹고 그 날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길, 우리 한국 대표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