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원색적인 순간을 담다
나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직접 나타내기보다는 사건을 접한 순간의 느낌, 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통해 내 감정의 여로를 표현하는 사람이다.
나에게 기록은 놀이와도 같다. 주관적인 기록을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을 재현할 수 있다. 보여지는 사실 그대로 등장하는 매체 사진 혹은 영상에 상상과 동심이 내 생각이나 감정에 어울리는 색을 더해 오늘도 기록한다.
이러한 내게 동심을 찾고자 어릴 적 많이 읽었던 동화책을 다시 보게 되는 일이 많았다.
그 중 가장 어려웠던 어린왕자 이야기를 손에 꼽았다. 어린왕자가 사막 한가운데서 조종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있다.
조종사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했던 어린왕자는 그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별에 자라는 바오밥나무의 싹을 없애기위해 양을 원했다고 했다.
이때 처음 알게된 바오밥 나무는 내게 너무나도 기이하고 신선했던 기억이 난다. 마치 뿌리가 하늘로 자라고 있는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 커다랗고 멋진 나무는 결국 어린왕자에게 유해한 식물로 지정되었다.
바오밥 나무는 점점 커질수록 결국 뿌리로 인해 행성을 파괴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 나무를 사회적인 이슈에 대입할 수 있었다.
행성(삶)을 파괴하는 것들에는 "성장"이 따랐다.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고 싶어하던 어린왕자는 자신의 행성에서 자라나는 바오밥 나무싹을 계속 잘랐는데, 그렇다면 최근, 전쟁을 일으킨 국가의 행성 상태는 어떠할까 비유하고자 했다.
내가 발견한 바오밥 나무 행성의 뿌리는 성장하고 있었으며 그 행성을 파괴하는 것들에는 "욕심"이 따랐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난 가장 큰 비극은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직접적인 피해는 없더라도 간접적인 피해는 충분히 물가만으로 직시 가능했다. 하루세끼 커피까지 사먹으면 식비 5만원은 금방 사라졌다.
밀가루 가격의 인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 칼국수, 빵 등의 주 식의 가격 또한 오른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좌절했다.
경제적으로 크게 혼란을 겪고 있는 전쟁 당국도 이보다 심각할 것이다.
나는 매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도시 이름을 알게 되었다. 파괴되고 끔직한 참상과 이외 전쟁 범죄 소식을 통해 많은 비참함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마리우폴이라는 우크라이나의 도시 속 산부인과가 폭격되면서 장모,아내,아이를 동시에 잃은 남자의 오열이 담긴 기사 사진을 보고 정말 너무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나는 최근 매체에서 등장하는 전쟁과 같은 폭력, 불안, 질병 등의 비극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개인적인 대상이나 구상에 빗대어 그려보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의 드로잉들은 주된 결과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