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은 날에 대한 반성
이 글을 쓴 계기는 ‘30대의 너에게’라는 말들을 남긴 어느 TV 프로그램 덕분입니다.
<뜨거운 싱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수의 남성연예인들이 부른 조용필 곡 ‘바람의 노래’ 중창을 듣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노래 내용과 화음도 좋지만, 우선 출연자들의 멘트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특정인의 멘트 하나로 저의 잘못된 선입견을 바꾼 분이 있습니다.
탤런트 장현성님이 그 분입니다.
그 분이 지금 앞에 계신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그 노래에서는 무대에 선 예닐곱 분의 출연자들이 젊은 시절의 자신에게 “연기 포기하지 말고. 음~~. 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와 같은 주옥같은 멘트들을 날립니다.
저는 가장으로 살아갈 긴 인생을 준비했다기보다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잘 되지도 않았던 공부에만 몰두해 온 젊은 시절이었고 무색무미무취하게 살아 왔음을 반성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대학생이었던 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우선, 많은 써클활동을 경험해 봐”
저는 영어, 봉사, 공작, 운동같은 많은 써클이 있었음에도, 고 3을 막 벗어난 해방감에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고민도 없이, 제가 교회를 다니던 차라 그저 기독교 동아리에만 가입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많은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클래식도 감상해 봐. 많은 경험도 하고 그러면서 대화의 폭을 넓혀 봐”
때론 60이 된 지금에서야 이런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아빠와 아들이 그런 대화를 해?”
“손자와 똥 이야기를 그리고 공룡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해?”
그 때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표현법을 배웠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재미 있게 살고, 이야기꾼이 되어 있고, 더 행복한 삶이 펼쳐졌을 겁니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람들과 사귀는 법도 배우고 앞으로를 살아 갈 너만의 정체성을 형성해 봐”
“혼자 무전여행도 해보고 큰 산에도 많이 다녀”
“아르바이트를 해 보면서 직업 체험도 해보고 부모님께 도움도 드려”
“아까 공작 써클 알려줬쟎아. 너! 손기술 좀 있어야겠더라. 평생을 어떻게 그리 ‘똥손’으로 사니?”
“그리고 너! 선생님들 가르침 뭐라도 제대로 한게 있기는 하니? 가장 쉬운것부터 해 봐. ‘강의 비는 시간에 재판정 가보기’, ‘매일 한자 하나씩 배우기’ 같은 것 말이야”
“넌 어떻게 내가 ‘남자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 하나도 안 배웠니? 바둑, 수영, 배드민턴같은 것 말이야”
“네가 행복을 묻어 둘 곳은 아주 많아. 그게 어느 장소도 될 수 있고, 어느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느 재주가 될 수도 있어. 많은 경험을 해 보고 그게 너의 행복을 이끌어 줄 무기가 될 것을 믿어봐”
이제부터는 제 인생을 반성해봅니다.
저는 제 인생은 40세 이전과 이후였다고 종종 말합니다.
그러한 큰 이유는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사회성 때문입니다.
우선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했던 것은 다양한 경험의 부재로 인해 인생의 재미꺼리를 찾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군인 시절 ROTC였던 관계로 소위때 결혼하여 경기도 포천에서 신혼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무미건조하게 젊은 시절을 보내왔던터라, 명승지가 즐비한 그 포천에서 나들이 한 번 하지 않은 채로 신혼생활을 보냈습니다.
남편의 자격이 없었습니다.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돌릴 수 없습니다.
재미스러운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은 지금 저희 아이들에게도 미안합니다.
그 다음은 사회성 부재입니다.
저의 외톨이 근성을 못 마땅히 여긴 아내가 한 번은 제 지갑에 돈을 채워 주며 “나가서 이 돈 다 쓰고 들어 와”라고 할 정도로 저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제가 대략 40세를 변곡점으로 삼는 이유는 사실 그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친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 이유는 ‘마음이 맞는’ 사람만을 친구로 삼으려는 편식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계기로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 ‘저 사람에게도 배울 것이 있을게야’라고 생각하면서 제 인생의 지평이 달라졌습니다.
생애! 生涯!
한자로는 ‘살 생’에 ‘물가 애’입니다.
긍정적이고 쿨하게 살아가야 하지요.
영화 <트루먼쇼>에서 주인공 역할의 짐 캐리는 자신의 삶이 전 세계인에게 생중계되는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른채요.
그렇지만, 자기가 평생을 사기극 리얼리티 쇼에서 살아온 것을 알고 그 세트장을 빠져나오면서 “And that's the way cookie crumbles.(세상사가 다 그런거야)”라는 쿨함을 보여줍니다.
본인이 살았던 거짓 세상을 향해 “미리 인사하죠. 굿애프터눈, 굿이브닝, 굿나잇”이라고 인사까지 던지면서 말이죠.
자신의 삶 자체가 사기였는데 낙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진정한 삶을 찾아 세트장을 탈출하는 짐 캐리는 이후의 삶을 더 행복하게 살았을 듯 합니다.
저도,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행복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가렵니다.
어려움은 곧 지나가지요.
그리고 분명 좋은 시간이 찾아오지요.
혹 어려움의 시간이 길어질지라도 ‘인생의 싸이클’을 확신하면서...
누구든지 어느때든지 원망하지 않고 쿨한 자세로 임하렵니다.
이 글을 쓰게 한 모티브 <뜨거운 싱어즈>.
지금도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수시로 그 때 그 곡을 들으며 감동을 받습니다.
몇 번을 들었는지 모릅니다.
곡 자체보다 무대에 선 분들의 멘트가 좋아서 그렇습니다.
다시 장현성님의 멘트와 함께 저의 최애 그룹이자, 최애 곡인 <Dancing Queen>의 한 대목을 떠올려 봅니다.
제가 유일하게 어느 그룹의 테이프와 CD를 가져 보며, 아주 옛날에는 테이프로, 좀 전 옛날에는 CD로, 지금은 유튜브로 영상까지 보는 그룹은 ‘아바’입니다.
오래 전 성남아트센터에서 본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세 중년 여성이 부른 Dancing Queen은 제 뇌리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렇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