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자립이 만들어내는 회복탄력성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는 아이를 키우려면(2)

by 모라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는 아이를 키우려면 두 번째 이야기

〈심리적 자립이 만들어내는 회복탄력성〉


실패는 누구에게나 아프고, 두렵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넘어져도 어떤 아이는 주저앉아버리고, 어떤 아이는 다시 일어납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타고난 기질, 성격?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차이? 아닙니다.

그 차이는 바로 ‘회복탄력성’이라는 마음의 근육에서 시작됩니다.

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해요

회복탄력성은 말 그대로 "다시 일어서는 힘"이에요.

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이 꺾이고, 계획이 어긋나고, 상처도 받아요.

그럴 때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다시 해보자고 마음먹을 수 있는 힘. 그게 회복탄력성이죠.

그런데 이 회복의 힘은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바로, ‘심리적 자립’에서 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심리적 자립은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내 감정, 내 기준, 내 선택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는 거죠.

그리고 이 힘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일상 속 수많은 작고 사소한 실패, 그때마다 다시 해보는 연습을 통해 자라납니다.


저의 딸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유치원에서 한문 자격증을 취득하는 시험을 준비하게 했어요

우리 아이는 준비하는 첫 시험에서 20점을 맞았어요.

시험지를 들고 시무룩하게 집에 온 아이. 속상해하면서 보여주었어요

저는 그때 아이가 한문 시험에 스스로 도전했다는 사실이 너무 대견했습니다.

'20점이나 맞았네. 외우기 힘들어을 텐데 어떻게 이문제는 맞았어하면서 궁금해하고 물어보아주었어요

그 이후에는 40점, 70점 마지막엔 당당히 100점을 맞은 후 결국 한자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나중에 우리 아이가 이야기하더라고요

시험 첫날 정말 속상했는데, 엄마가 너무나도 환한 얼굴로 처음치고는 너무 잘했는데..

처음에 못하는 건 정말 당연한 거라 하고 내가 끈기 있는 아이라고 이야기해 주는 게 좋았다고 해요.

그 이후로 우리 아이는 훌라후프 할 때나 줄넘기할 때도

나는 끈기 있는 아이라 지금은 못해도 노력하면 다 잘해로 끝나더니,

예전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을 전보다는 도전을 해보기도 하고

결과가 나쁘더라도 원래 처음은 다 못해 당당히 말을 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많이 실패한 경험이 쌓일수록 성공할 수 있는 경험들도 늘어나겠죠

이런 경험들이 자기 자신을 믿게 하는 연습이 될 거예요.


실패를 무섭게 받아들이는 아이에게 이런 두려움이 있어요

‘이건 나한테 안 되는 거야.’ ‘나는 원래 못하는 애야.’

실패의 경험이 실패로 끝나버릴 때 생기죠

반대로 회복탄력성이 있는 아이는 이렇게 말해요.

‘이번엔 잘 안 됐지만,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어.’

그 차이를 만드는 건 ‘결과’가 아니라 ‘해석’이에요.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아이는 달라져요.


그리고 그 해석의 힘은 누구에게서 배울까요?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일 수도 있고,

때론 선생님, 친구, 책 속의 인물, 종교를 통한 말씀, 주변 환경일 수도 있어요.

물론 부모가 긍정적인 해석을 함께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부모가 지쳐 있거나 감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이를 회복탄력성을 키워줄 수 있는 따뜻한 환경 속에 놓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실패를 피하는 삶이에요

우리가 걸음마를 배울 때를 생각해 보세요. 아기는 몇 번이고 넘어지면서 걷는 법을 배웁니다. 처음 넘어질 땐 울고, 또 일어나고, 또 넘어지고. 그 과정을 통해 걷는 근육이 자라고, 결국 뛸 수도 있게 되죠.

만약 그때 넘어지는 걸 무서워해서 아예 걷지 않았다면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부모도 실패합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섭니다


저 또한 27년간 조직생활을 하면서 실패한 경험들이 있었어요.

오래전 팀장 승진을 기대하고 면접을 봤어요. 객관적인 성과도 좋았고, 팀원들의 평판도 좋았고

주변에서도 다들 승진하겠다. 미리축하한다 이런 말이 돌정도로 저의 노력을 주변에서 인정을 받았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승진에서 밀려났고, 심지어 주말부부여서 서울발령을 기대했는데 대전으로 발령이 났어요. 마치 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벌을 받은 느낌이었죠.

많이 속이 상했고, 억울했고, 슬펐지만,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권한밖에 일이야 어찌할 수 없는 일이야.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2가지였어요 이직을 하거나 받아들이고 근무를 하거나,

저는 그만두는 방식을 이렇게 떠밀리듯 그만두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받아들이고 근무를 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대전발령의 긍정적인 기회를 다시 찾았고 그 안에서 제가 만족할만한 것들을 또다시 찾아 실패감과 패배감이 아닌, 성장하는 것을 선택했어요. 그런 작은 선택들이 쌓이다 보니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저의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키웠을까요?

저는 부모님이 맞벌이였기 때문에 저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진 못했어요. 대신 위인전 200여 권의 책들 앞에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무교에 가까웠던 부모님은 나의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했는지 교회에 거의 맡겨놓고 일을 하셨었죠.

그래서 주말에는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며, 시간을 보냈고, 힘들 때마다 교회선생님들이 하나님은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고난과 역경을 주시며, 그 역경조차도 예비하심이 있다는 말씀을 들으며 자랐어요. 그리고 게임도, 유튜브도 없던 시절. 혼자 남겨진 방학 동안, 심심함을 달래려 펼친 위인전 책 속에는 어마어마한 고난과 시련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했죠.

가난과 장애, 말도 안 되는 억울함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요.

그 책들은 제게 속삭였어요. “고난은 나쁜 게 아니야. 이걸 지나면, 너도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래서, 실패가 올 때마다 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곤 했어요.

‘어머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려나? 이러다 위인이 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또 하나님이 나를 위해 계획하신 바가 있나 보다 그래서 이런 고난과 역경을 주시면 난 또 얼마나 성장하는 거야. 점점 멋져지는 거 아니야'

이런 말도 안 되는 긍정이 저를 버티게 했고, 다시 시도하게 했고, 결국은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회복탄력성이 낮아도 괜찮습니다

아이에게는 여전히 회복의 기회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기감정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의 회복탄력성이 반드시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분명 영향을 주지만, 아이에게는 그 외에도 다양한 회복의 통로가 존재합니다.

책 한 권의 문장, 선생님의 격려 한마디, 친구와의 따뜻한 경험, 위인들의 삶, 신이 해주는 위로를 통해서도
아이들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눈을 배웁니다.

그리고, 부모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회복을 향한 시작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죄책감'이 아니라, '작은 시도'가 우리를 바꿉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말합니다.
“나는 아이에게 좋은 모델이 못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감정을 잘 못 다뤄서,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죄책감은 길을 막지만, 책임감은 길을 엽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작은 태도 변화가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요.

아이가 쓰러졌을 때, “왜 그래?” 대신 “많이 놀랐겠다”라고 말하는 그 한마디,
아이가 실수했을 때, “이걸 통해 뭐 배웠을까?”라고 물어주는 그 시선.

그런 작은 언어들이 모여, 아이의 내면에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어”라는 믿음을 심어줍니다.


그리고, 부모의 회복도 배울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이 지쳐있다면,
감정이 쉽게 무너지고, 아이 앞에서 웃는 게 점점 어려워졌다면,
그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혼자 버텨왔기 때문입니다.

회복탄력성은 일부 사람만 타고나는 기질이 아니라,
누구나 연습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심리적 근육입니다.

책을 통해, 따뜻한 공동체를 통해,

아이의 따뜻한 눈빛을 통해서도 우리는 다시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회복되어 가는 그 모습을, 아이는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봅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진실한 회복의 모델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다음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 오늘 하루, 나는 나를 얼마나 돌보았는가?

- 내가 실패했을 때, 나 자신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가?

- 아이 앞에서 회복을 보여주는 순간은 언제였는가?


이 질문에 선명한 답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이 질문을 멈추지 않는 용기입니다.
그 용기가 당신의 내면을 조금씩 회복시키고,
그 회복이 아이에게 흘러가게 됩니다.


“내가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는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기셨으면 좋겠어요.

.


오늘,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모릅니다. 당신을 믿으세요. 그 뒤를 아이가 따라갈 거예요.”

회복탄력성은 재능이 아니라 연습입니다. 그리고 그 연습은 오늘, 이 작은 시도에서 시작됩니다.

당신이 먼저 믿는다면, 아이도 자신을 믿게 될 거예요.



다음화 예고

《모라의 정원》 4-3화: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함께 천천히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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