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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배 Sep 17. 2022

극락조화

클로스 투 유(CLOSE TO YOU)

                

아름다운 새를 닮은 꽃이 있습니다. 이름은 ‘극락조화’라고 부릅니다. 파초 과에 속하는 꽃으로 파초처럼 넓은 잎을 배경으로 꽃받침조각이 3개인 등황색 꽃이 핍니다. 꽃잎은 짙은 하늘색으로서 여러 개의 꽃이 핀 모양은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모양 같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아! 이 꽃은 새처럼 생겼구나.’ 하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이 꽃의 이름이 ‘극락조화’가 된 것은 ‘극락조’라는 새를 닮았기 때문입니다.

    


 ‘극락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라고 일컬어지며 달리 풍조(風鳥)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참새목에 속한 이 새는 크기가 보통 참새만큼 작은 것에서부터 비둘기 크기 정도까지 다양하며, 부리와 꼬리가 길어서 전체 길이가 1m 정도 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다른 새들이 그렇듯이 이 새도 암컷은 비교적 수수하지만 이에 비해 수컷은 무척 화려한 장식 깃을 가진 것이 가장 유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특이한 구애 행동으로 잘 알려진 새입니다. 극락조 수컷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서 사랑을 노래한다고 합니다. 이 아름다운 새가 구애를 위하여 춤을 추고 사랑의 마음을 노래하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극락조(두산백과)

          

제가 새를 닮은 꽃을 이야기한 것은 노래를 한 곡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극락조가 구애를 위하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듯이 사랑을 고백하기에 가장 좋은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극락조화’의 꽃말이 '영구불변의 사랑'이라고 하니 딱 어울릴 듯합니다.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노래는 카펜터스(Carpenters)가 부른 ‘클로스 투 유(CLOSE TO YOU)’입니다. 인터넷에서 글을 읽기 전에 찾아서 들어보시는 것도 제 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 저는 팝송이나 컨트리 송에 매료되어 푹 빠졌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 엘튼 존, 올리비아 뉴튼 존, 비틀즈, 비지스 등 수많은 가수의 노래들을 뜻도 제대로 모른 채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1970년대 중후반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영어회화 학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 처음으로 알게 된 가수가 카펜터스(Carpenters)라는 가수였습니다. 영어를 조금 배우면서 Carpenter가 ‘목수’라는 뜻으로 보아 ‘이들의 조상들이 목수였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이었던 카터(Carter)가 ‘짐마차꾼’이란 뜻이고, 또 다른 대통령이자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Washington)이 ‘세탁하는 마을’이란 뜻이었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당연히 카펜터스(Carpenters)도 이런 이름을 가진 가수라 더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카펜터스(Carpenters)


이 곡에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내력이 있다고 합니다. 원곡의 제목은 <They Long to Be Close to You>로 버트 바카라크와 할 데이빗 콤비가 1963년 만들어 리처드 챔벌린(Richard Chamberlain)이 처음 불렀다고 합니다. 이후 1965년에는 디온 워익, 1967년에는 더스티 스프링필드, 1968년에는 버트가 각각 앨범을 만들어 발표했다고 합니다. 한 곡을 두고 여러 가수가 부르고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곡이 워낙 좋다 보니 여러 가수의 사랑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많은 ‘클로스 투 유(CLOSE TO YOU)’ 가운데 처음 만들어진 후 10년 만인 1973년 발표된 카펜터스(Carpenters)의 노래가 가장 유명합니다. 카펜터스(Carpenters)의 히트곡으로는 1973년 빌보트 차트 1위에 오른 <Top OF The World>나 같은 해에 발표한 <Yesterday Once More> 같은 유명한 노래들이 있습니다.   

  

‘클로스 투 유(CLOSE TO YOU)’를 동생 카렌이 노래하고 피아노는 오빠인 리처드가 맡았고 트럼펫은 척 핀들 리가 연주했습니다. 이 노래 중간과 결말 부분에 나오는 리처드의 피아노 선율과 중간부에 나오는 트럼펫 연주는 이 곡을 매력적인 감성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거기에 카렌이 부르는 편안하지만 분명하고 선명한 저음의 노래는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카렌은 기교파 가수는 아니지만 절제된 가운데서도 감성적인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보통 여성이 갖기 힘든 매력적인 중저음은 사람들의 영혼을 빨아들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제가 이 노래를 사랑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가사의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영어와 한글 번역 전문을 올리겠습니다. 둘 다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CLOSE TO YOU (당신 곁에)

    

Why do birds suddenly appear every time you are near

당신과 가까이 있을 때면 왜 항상 새들이 나타날까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 봐요     

Why do stars fall down from the sky every time you walk by

당신이 걸을 때면 왜 항상 별들이 쏟아질까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 봐요     

On the day that you were born

당신이 태어나던 날     

And the angels got together

천사들이 모여서     

And decided to create a dream come true

꿈을 실현시키로 결정했지요     

So they sprinkled moon dust In your hair of gold

그래서 천사들은 달빛의 가루를 당신 금빛 머리에 뿌리고      

And starlight in your eyes of blue

별빛을 당신의 푸른 눈에 담았어요     

That is why all the girls in town follow you all around

그래서 동네 모든 소녀가 당신 곁을 맴도는가 봐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 하니까요     

That is why all the girls in town follow you all around

그래서 동네 모든 소녀가 당신 곁을 맴도는가 봐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 하니까요     

Just like me, they long to be close to you

나처럼 그들도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 봐요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곳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게 마련입니다. 아마도 그에게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생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아량과 배려,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다면 그에게서는 은은한 향기가 피어나고 있겠지요. 사람들은 그런 사람 주위에 몰려듭니다.   

  

이 노래에서 내가 당신 곁에 있으면 새들이 날아와 당신 곁에 모인다고 합니다. 내가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 것처럼, 많은 새가 당신 곁으로 모여든다고 합니다. 당신은 새들을 유혹할 만큼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을 향해 모여드는 새들은 저 아름다운 극락조들이 아닐까요? ‘영원불멸의 사랑’을 노래하는 극락조가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들뿐이 아닙니다. 별들도, 동네의 모든 소녀도 모두 나처럼 당신 곁에 머물고 싶어 하며, 달빛의 가루를 당신의 금빛 머리 위에 뿌리고 별빛을 당신 푸른 눈 속에 담다니, 이 얼마나 시적인 표현입니까! 이처럼 아름다운 노랫말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배워서 꼭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노래방에서 고백하는 뻔한 노래만 부르지 말고 공원에서 별을 보며 ‘클로스 투 유(CLOSE TO YOU)’와 같은 참신한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면 얼마나 행복해 할지를 상상해 보십시오.  

   

카펜터 남매는 1969년에 가수 활동을 시작하여 1983년 동생 카렌 카펜터가 거식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활동이 중단되었습니다. 내게 아름다운 노래를 선물한 카렌의 최후가 안타깝습니다. 저 아름다운 새, 천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극락조’의 이름처럼 천국(paradise)에 갔을 것이라 위안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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