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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릭스 leex Jan 04. 2024

손흥민의 토트넘은 왜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을까?

Environment _소속감_ 1. 팀십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움직여야 가장 큰 성과를 낼까?

소위 똑똑하고 일머리 좋은 에이스들만 모여 있으면 될까?

축구로 치자면 메시, 호날두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집합한 수준의 팀이라면? 항상 이기는 축구만 할 수 있을까?


사실 그 비슷한 사례가 있기는 했다.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슈퍼스타들을 모아놓은 팀이 있었다.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베컴, 라울, 카를로스, 카시야스 등 쟁쟁한 스타들이 함께 뛰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을 일컬어 '갈라티코, 은하' 혹은 '지구방위대'로 불렸다. 실제로 이 시기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일궈내기도 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지구방위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개성 강한 슈퍼스타들의 조합은 생각보다 심하게 삐걱거렸다. 팀의 승리보다 본인의 개인 기록에 더 집착하고 홀로 튀려는 이기적인 개인플레이에 팀의 조직력은 속절없이 무너진다. 결국 연이은 감독 교체와 선수 이탈 등 혼란이 반복되면서 좀처럼 이전의 압도적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했고 세계최강 레알마드리드는 수년에 걸친 암흑기를 맞게 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손흥민의 토트넘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인기로 따지면 프리메라리가를 압도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으로 한때 손흥민과 케인, 에릭센, 델레 알리 등 탑 티어 수준의 스타들을 보유하고 강력한 경기력을 뽐냈다. 2015~19 시즌 동안 리그 2위, 3위, 4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최고 수준에 근접했지만 그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당시 토트넘은 케인을 위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케인 위주의 플레이가 주요 전략이었다. 케인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기적인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그와 함께 주장이었던 골키퍼 요리스의 존재도 거슬렸다. 수비 실수를 한 팀 동료에 거침없는 비난과 제스처를 서슴지 않던 요리스는 급기야 공격수였던 손흥민과도 거칠게 충돌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까지 다툼이 이어졌다는 보도를 접하고  당시 팀 내 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나마 이타적인 플레이로 유명했던 손흥민이 만만해 보였던 것일까?


토트넘이 위대한 팀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리그 중위권을 맴도는 이유, 케인이나 손흥민 같은 득점왕을 배출하고도 팀이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는 결정적 이유는 뛰어난 플레이어를 보유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실적보다 팀 승리에 우선한 이타적인 팀플레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 불협화음 때문이라고 확신한다.(물론 짠돌이 구단주가 투자를 하지 않아 리그와 유럽클럽대항전 등 각종 대회를 소화하기에는 스쿼드가 빈약하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회사조직의 팀은 어떨까? '에이 신체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한 축구팀과 주로 머리를 쓰는 회사의 팀은 다르지?'라고 생각한다면 글쎄, 오산이다. 축구팀의 플레이 역시 감독의 전략과 선수간 유기적 팀십이라는 무형의 힘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조화와 균형이라는 의미에서 팀십은 비단 스포츠팀에만 적용되거나 필요한 미덕이 결코 아니다.


회사 조직의 팀 역시 스펙면에서 가장 뛰어난 에이스들로 팀을 구성하기만 하면 별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최고의 성과를 척척 뽑아낼 것 같지만 이 역시 대단한 착각이다. 역할에 기반한 유기적인 팀십이 부재할 경우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는 수도 없다.


헨리 경영대학의 매러디스 밸빈과 연구팀은 '최고의 팀'을 주제로 수십 년간 모의 경영게임과 기업 내 사례적용을 통해 팀역할, 팀십을 연구해 왔다. 밸빈은 사전 진단을 통해 가장 뛰어난 지능을 지닌 사람들을 모아 '아폴로 팀'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평범한 팀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그 결과물을 살폈다. 이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던 초기 가설과는 달리 일관되게 중하위권의 결과를 낼 뿐이라는 사실을 포착하고 이를 '아폴로 신드롬'이라 이름붙였다.


이른바 에이스 팀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것인데 '아폴로'라는 명칭은 지능면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미국항공우주국 NASA 나사의 조직에서 따왔다. 뛰어난 재능의 집합체 답게 우주 과학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1980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연이은 우주 왕복선 폭발이라는 대형 사고를 야기하며 경직된 조직 문화의 문제를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밸빈과 연구팀은 이들 '아폴로 팀'이 부진한 핵심 요인으로 서로 너무 잘난 나머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도 않을뿐더러 사사건건 자신의 주장이나 견해를 굽히지 않는 독불장군형 구성원의 난립, 그로 인한 팀십 부재를 들었다. 1+1=3 이 아니라 1+1=-1 이 된 형국이다.


아폴로팀도 때때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었는데, 이 경우는 멤버 중 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뛰어나 중재자 역할에 충실했을 때였다. 냉철한 판단과 숲 전체를 보는 너른 시야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가는 경험적 실패를 적극적으로 타개한 경우에 한했다. 결국은 개인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역할의 충돌 없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장치가 존재하는가 여부. 문제는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탁월한 리더의 수준이란 것이 스티브잡스나, 일론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급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밸빈과 연구팀은 약 30여 년에 걸친 연구와 실험, 데이터의 축적으로 팀 구성원의 면면만으로 팀 성과를 일관되게 예상해 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이들 연구팀이 팀의 성공과 관련해 발견한 최후의 통찰은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면 더 중요한 건 개인의 성향과 태도, 타고난 자질등에 기반한 역할 잠재력을 파악하고 그에 근거해 균형 잡힌 역할 구성을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인재를 정의하고 선발하고 배치하는 방식을 감안하면 아찔한 인사이트가 아닐 수 없다.


나는 S그룹 계열사에 14년간 근무하며 그룹 전체를 컨트롤하는 홀딩컴퍼니 멤버들과 다년간 일할 기회가 있었다. S그룹은 취준생들 사이에 학벌을 유난히 따지기로 유명했던 그룹이었던 만큼 그룹의 수뇌부로 일컬어지는 홀딩컴퍼니 멤버들 학벌 수준은 대단했는데, S 대는 기본이고 해외 유명대학 출신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관계사에서도 가장 뛰어난 축에 드는 에이스들(뛰어나다는 1차적 기준은 당연하게도 학벌, 학력이었다)이 차출되거나 고스펙의 외부 경력자들이 주로 뽑혔다. 오죽하면 Y, K대 출신도 꿀린다는 소문이 돌았을까?


문제는 이들이 내놓는 퍼포먼스였다. 14년을 근무하며 단 한 번도 이들이 제시하는 기준이나 가이드가 대단히 유용하거나 창의적이거나 그룹 전체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긍정적 인식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들이 기획해 관계사에 제공하는 그룹사 차원의 전략들은 대개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실제 내실은 거의 없고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동떨어진 대책들 뿐이었다.


외부 유명 컨설팅사의 자문을 받아 화려한 보고서를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수억씩 들여 만든 수백 쪽짜리 보고서는 회장 보고 후 서랍 속으로 들어가 잠자기 일쑤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인사전략 쪽은 문제가 많았는데, 그룹 전체의 인재정책을 혁신한답시고 모셔온 미국 빅테크 기업 출신 금발 여자 임원은 그룹 수뇌부 특유의 경직된 문화를 견디다 못해 계약 기간 중에 두 손 들고 자진 하차하고 말았다. 그룹 차원에서 인재정책과 내부 문화적 체질 개선을 위해 모셔온 핵심 인력인 만큼 흔한 경력직 채용실패로 치부하기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나 역시 그룹을 떠났기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시만 해도 그룹의 두뇌라는 그 대단한 사람들은 내부적으로 자신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짐작조차 못하는 듯 보였다. 그런 사정이니 오너 회장의 전 그룹사 방문연설이라는 희대의 보여주기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실행했던 모양이다.


그룹 오너가 직접 100개가 넘는 관계사를 직접 방문해 행복을 주제로 100회가 넘는 강연을 한다는 '무리한' 기획이었는데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는 있었을지 몰라도 정작 그룹 구성원들의 행복은 행사가 모두 종료되도록 요원했다. 그 사이 수많은 계열사에서는 수직적인 내부 소통에 숨 막혀하고, 구조조정이 상시 일어나고, 보상에 대한 불만이 넘치고, 승진이나 평가가 투명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으니 말이다.


머리'만' 좋고 마음은 텅빈 이들이 모여 뻘짓을 반복한다. 현실은 모른 채 오너 친화적인 포장에만 밝다. 보여주기식 대책을 현실로 이행하고 감내해야 하는 일반 구성원들은 그저 힘들 뿐이다. 최고의 조직은 허울만 좋은 에이스들이 아니라 평균이상의 이성지능과 함께 감성지능 역시 균형 있게 갖춘, 진정성과 사명감, 자기 주도적 동기로 가득 찬 사람들이 만든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까?




팀 구성은 철저히 전략적이어야 한다

팀은 조직의 성공과 행복을 좌우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종종 팀의 중요성을 등한시한다. 팀은 대부분 운, 우연, 혹은 상황에 맞추어 조직된다. 철두철미한 계획하에 조직되는 경우가 드물다...위대한 팀은 우연히 조직되지 않는다.
[팀이 천재를 이긴다] 리치 칼가아드

이렇게 중요한 팀구성,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사실상 복불복이다. 그저 첫인상이 좋아 보여서 뽑기도 하고, 학교와 전공만 보고 결정하기도 하고, 학점과 성실성을 보기도 한다. 한마디로 체계도 기준도 없다. 신입을 요청하는 부서장의 이유라는 게 어처구니없을 만큼 개인적인 경우도 부지기수다.


채용 절차를 돌아보자. 채용공고에는 분명 희망부서, 혹은 지원 분야가 명시되어 있다. 지원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이 있을 법한 분야를 지원한다. 일반 사무직군의 경우라면 경영이나 경제 등 상경계열이 유리하다. 사실 회사 직무라는 게 재무회계, 코딩/개발자, IT 등 특정 직군을 제외하면 다 거기서 거기다. 사실상 전공이 무엇인가? 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일단은 합격부터 하고 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직무에 배치되느냐는 그다음 문제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막상 합격 후 지원부서와는 엉뚱한 부서로 가는 경우도 많다. 마케팅을 지원했는데 영업팀으로 간다던가, 영업팀을 지원했는데 총무팀으로 가기도 한다. 어느 정도 실망은 하지만, 회사 일이 다 거기서 거기지 배우면서 하는 거지, 합격된 게 어디냐 일단 가서 부딪혀 보자 라는 생각으로 출근한다. 내가 원하는 부서에 배치받지 못했다고 퇴사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


막상 회사의 일이란 걸 접해본 경험이 없으니(인턴십을 경험했다면 모를까?) 내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알 길이 없다. 특정 부서에 배치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실제 수행하는 직무 역시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일단 적응하기 바쁘다.


회사 입장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일반 사무직은 전문성이랄 것도 없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 조차 일반 사무직의 업무는 시간이 지나 숙련 수준에 이르면 누구나 무난히 해낼 정도의 일이 대부분이다. 하여 팀 멤버를 구성할 때도 적성이나 전공등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배치하지 않는다. 팀은 대체로 복불복, 혹은 팀 리더 개인의 호불호 인상에 의해 구성된다.


어쩌면 팀의 비극은 여기에서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팀을 구성하란 말인가?

매러디스 벨빈은 가장 뛰어난 팀의 구성에 대한 비결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9가지 팀 핵심 역할을 골고루 채우는 것. 각 개인은 각자 뛰어나거나 편한 역할이 있는데 이를 파악해서 균형 있게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안정된 외향형 : 협력과 연계가 중시되는 분야. 영업, 인사 등
불안한 외향형 : 일이 빠르게 진행되고 다른 사람에게 압력을 가하는 분야. 현장감독, 영업. 편집 등
안정된 내향형 : 오랫동안 소수의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분야. 행정, 기획, 회계 재무 등
불안한 내향형 : 자율적인 끈기가 요구되는 분야. 창의적이고, 연구자나 전문가 등


벨빈 9 role 분포


벨빈은 단언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도 이들을 중간에 조율하지 못해 필수 역할에 구멍이 생기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없다고. 경영진과 인사팀, 각 팀의 리더들은 하루 빨리 이성지능 중심 엘리트주의라는 맹신을 버려야 한다. 이들을 수집해 모아놓는다고 결코 좋은팀이 되지 않는다.


그 다음 팀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성향과 자질, 역할 잠재력을 제대로 파악해 균형 있게 구성해야 한다. 왜 대단한 자질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모래알 조직으로 전락해 스스로 무너지는지 원점부터 생각해보라. 9role 이 어렵고 낯설면 하다못해 MBTI라도 참고해 팀원을 관찰하고 팀을 구성해보라. 장담컨대 그 이전보다 반드시 좋아질 것이다.



한 사람의 천재가 팀을 살린다는 착각

좋은 학벌과 뛰어난 지능은 좋은 팀을 만드는데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충분조건이라고 착각하는 회사와 경영진들에 있다. 팀이, 조직전체가 저성과와 침체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바로 이런 착각에서 비롯된다.


내 사업모델은 비틀스와 같다. 비틀스는 서로의 부정적인 성향을 보완해 주는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네 명의 어우러짐으로,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강력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사업을 보는 방식이다. 위대한 사업은 결코 한 사람에 의해 진행되지 않는다. 사람이 모인 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CBS 방송 인터뷰] 스티브 잡스


전 세계 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기업인 리더, 트렌드 세터 한 사람의 영향력에 너무 크게 의존한다. 경영진과 투자가들은 천재적 인재를 과대평가하고 천재적 팀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팀이 천재를 이긴다] 리치 칼가아드


높은 성과와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뛰어난 지능이나 폭넓은 경험은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음. 오히려 책상의 위치와 거리가 긴밀한 관계가 더 유효하다.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대니얼 코일


매러디스 밸빈의 수십 년간의 관찰과 연구로 포착한 '아폴로 신드롬'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레알마드리드와 토트넘의 실패를 빗대지 않더라도, 무수한 현인들의 팀과 관계에 관한 통찰을 살펴보면 한 사람의 천재가 모두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중대한 착각이라는 사실만은 명확해 보인다.


단언컨대 한 사람의 천재보다 한 팀이라는 유대감이 더 중요하다. 라포르 형성하고 유대감부터 쌓아라. 각자의 역할과 캐릭터가 무엇인지 그것부터 명확하게 파악하고 짜임새 있게 팀을 구성하라. 대단한 슈퍼스타 한 사람보다 '우리팀' 이라는 소속감으로 똘똘 뭉친 평균적인 팀원들의 연대가 더 귀하다.



팀의 최적 인원구성은 6±1 명이다

팀은 몇 명으로 구성되어야 가장 잘 돌아갈까? 벨빈은 명확히 그 숫자를 제시한다. 6이다.

그들이 축적한 30년간의 데이터에 의하면 5도 아니고 7도 아닌 6 인팀이 가장 최고의 퍼포먼스를 냈노라고 단언한다. 개인당 1~2개 정도의 역할에서 잠재력을 발휘하거나 개발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6인 체제야말팀십에 필수적인 9개의 팀 role 전체를 원활히 커버할 수 있다는 논리다.

(더 구체적인 9role방법론은 추후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딱 떨어지게 6인 체제로 운영되는 팀이 현실에 많지 않을뿐더러, 그 범위가 상황에 따라 유연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섯 명에서 아홉 명 사이 팀은 내부에 리더가 존재하고 한 가지 하위 기능에 두 명 이상을 배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직 규모로 한 팀에 여러 가지 과업을 동시에 부여했을 때 병렬적으로 유연하게 처리 가능하다. 그러면서 팀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리더 한 명을 포함할 때 가장 작은 조직을 6±1팀으로 보다 넓게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외에도 커뮤니케이션 효과성을 들어 피자 두 판의 법칙을 이야기한 아마존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제프 베조스는 팀의 적정한 인력 구성으로 피자 두 판, 혹은 차 두대로 한꺼번에 이동이 가능한 수준을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9~10명 사이가 될 것이다.


[팀이 천재를 이긴다]의 저자 리치 칼가아드는 소통의 영향력에 따른 공식을 제시했다. 인원에 따른 관계의 수 N(N-1)/2, 즉 7명이면 21개의 관계. 9명이면 36개의 관계를 커버해야 한다. 그 이상이면 소통 비용이 수직 상승한다. 공식에 따르면 최대 6-7명인 경우 조직자립적인 조직으로 유연하고 빠르며 응집력이 강해진다. 진정한 의미의 다양성과 생산성이 있는 분업, 효과적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인원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7이라는 숫자에도 눈이 간다. 무한도전 전성기를 만들어낸 멤버 역시 7명이었다. 유재석이라는 리더가 안정적으로 팀을 리드하고 6명의 개성 강한 멤버들이 각자의 역할을 빈틈없이 기여하며 팀은 마치 윤활유를 바르듯 원활하게 돌아갔다. 오프닝 만으로도 1시간 분량을 뽑아낼 만큼 이들의 티키타카는 대단했다. 나는 궤도에 오른 전성기 시절의 무한도전팀이 가장 이상적인 팀의 전형이라고 확신한다.


이외에 영화나 고전에도 7인 조직은 자주 등장한다. 7인의 사무라이. 백설공주와 7 난쟁이 등, 7인팀은 꽤나 낯익다. 시기와 지역, 국가를 막론하고 현실에 자주 등장하는 만큼 전혀 문제될 인원 구성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바보 같은 경우는 팀 인원이 몇명이든 한 사람의 팀장이 여러 팀을 동시에 맡는 일이다. 무려 세 개의 팀을 한 사람이 맡는 경우도 목격했는데, 제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임은 증명하다. 실제 하나의 팀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1년만에 면직책된 실제사례는 단순 해프닝으로 보기엔 뼈아픈 구석이 있다.


이런저런 이론과 현실적 사정을 감안할 때 팀구성의 골디락스존은 6±1 언저리가 아닐까? 경우에 따라, 맡은 바 역할의 범위에 따라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선택은 자유다.


최적의 팀을 만들고 싶다면 여러가지 고려해야할 것이 많다. 팀 개개인의 자질과 적성 파악 부터 역할의 균형을 맞추는 일, 팀의 최적 규모 선정까지 전략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다. 제발, 팀을 복불복으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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