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아이들과 첫 수업을 무사히 마쳤다. 아이들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인 만큼, 다친 사람도 없고 우는 사람이 없는 건 그날 수업의 90%는 성공한 셈이다.
첫 수업이 생각보다 순탄하게 흘러간 안도감과 함께 친구와 통화를 했다.
“생각보다 교실 환경도 너무 좋았고, 아이들이 다 밝고 그래서 다행히 수업 잘한 것 같아. ”
“그거 네가 잘해서 그런 거야.” 친구가 말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들이 어떤 걸 좋아할 것들을 찾아 열심히 준비한 나의 노력도 무시할 수는 없지.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나 스스로가 길렀으니까.. 하지만 나만의 노력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만 모든 걸 잘하면 얼마나 편할까? 모든 일이 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변수와 마주하게 된다. 내가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아이끼리 다툼이 벌어지거나 누군가 넘어져 학부모의 불만으로 이어진다면, 그날의 수업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아이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수업에 몰입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낄 때 비로소 수업은 완성된다. 나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좋은 수업은 나 혼자 노력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이들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나는 유독 협동심을 강조하는 동작을 강조하는 편이다. 작은 공을 가지고 놀더라도 혼자 던지기보다, 일부로라도 친구에게 주고받는 동작을 넣는다. 공을 주고받는 단순한 동작 안에서도 친구가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법, 친구가 공을 잡지 못해도 친구를 이해할 수 있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길러 준다. 또 안 되는 요가 동작이 있을 때 아이들은 서로의 팔이 되어주고, 다리가 되어준다. 그렇게 같이 가 주는 중요함과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지난 나의 좋았던 일, 결과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영국 워홀에서도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강인함도 있지만, 나를 가족처럼 받아준 매니저 때문이었다. 회사에서 띰을 잘 이끌 수 있던 이유도, 나의 리더십 다 팀원들의 조화 덕분이었다. 아무리 혼자 잘해도 도달하지 못할 세상을 맛보게 해 주었다. 나의 용기, 노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결과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같이 성장하고, 함께 할 때 크고 농도 짙은 그 세상을 만들어간다. 혼자도 충분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길을 돌아보면, 결국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했다. 세상은 역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요마카세] 목요일 : 어린이의 위로
작가 : 아리
소개 : 어쩌다 조카 3명과 살게 된 싱글레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