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henburg ob der tauber, germany
로텐부르크 옵 데어 타우버,
중세의 시간이 고스란히 숨 쉬는 독일 바이에른의 작은 요새 도시.
여행자의 발걸음이 플뢰네라인(Plönlein)의 노란 건물 앞에서 잠시 멈추는 순간,
마을은 고요한 숨결과 함께 은은한 향기를 풀어놓는다.
아침 햇살이 기울어지는 마르크트플라츠_Marktplat의 자갈길,
첫 향은 오래된 돌담 사이에 핀 이끼의 촉촉한 냄새와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라벤더의 은은한 기운이다.
쥬덴가쎄_Judengasse를 따라 걸으면,
타우버 강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물내음이
낮섦이 가득한 유학생이 꿈꾸던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여행’의 문을 조용히 열어준다.
창문마다 걸린 꽃바구니에서는
붉은 제라늄과 하얀 데이지가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며 향을 흘려보낸다.
카타리넨풍크하우스_Katharinen-Pfünkhäuslein 옆 오래된 제빵소에선
갓 구운 슈네발렌_Schneeballen의 바삭한 버터 향과 바닐라의 달콤함이
골목 모퉁이마다 달콤한 유혹처럼 번져간다.
정오가 되면 마르크트광장에서 열리는 작은 노점들이
구운 브라트부어스트_Bratwurst의 스모키한 향을 뿜어낸다.
머스터드의 알싸하고 새콤한 향이 고기를 감싸고,
막 짜낸 사과사이더의 청량한 향이 사람들의 웃음과 섞인다.
쾨벤거 문_Kobolzeller Tor을 지나 성벽 위 산책로를 걸을 땐
가죽공방에서 흘러나오는 짙고 묵직한 탠 레더 향이 스친다.
그 향은 마치 수백 년 전 장인의 손길이
여전히 마을에 머물러 있는 듯 느끼게 한다.
해질 무렵, 부르크가르텐_Burggarten에 오르면
타우버 계곡 너머 붉게 물든 지붕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위로 스며드는 저녁의 향기는 샌달우드의 차분함과
머스크의 부드러운 깊이가 섞여, 코끝을 오래 간질인다.
광장 근처의 작은 선술집에서는
따뜻한 글뤼바인_Glühwein의 향이 피어오른다.
계피와 정향, 오렌지 껍질이 어우러진 그 향기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중세의 저녁을 달콤하게 감싼다.
로텐부르크는 단순히 오래된 풍경이 아니라
향기로 전해지는 시간의 온기다.
낡은 성문, 타우버 강의 물소리, 그리고 가게마다 스치는 향들이
마치 한 병의 향수처럼 층층이 쌓여 마음에 스며든다.
돌아서는 길, 성문 너머로 스며드는 바람이 속삭인다.
“시간은 흘러도, 이 향기는 너의 기억 속에서 변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로텐부르크는 세월을 건너도
언제나 향긋한 중세의 꿈으로 남는다.
장소정보(구글맵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