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직한 CS 매니저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CS 매니저의 진정한 역할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사람이 퇴직하기 전 가끔 현장에 와 기사들의 일을 돕기도 했는데 실제 업무 모습은 조금 어설펐다. 30분 정도 계속 일하면 자세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기사들에게는 퇴근할 때까지 같은 모습을 유지하라, 아무리 바빠도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라는 등의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냥 입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오늘 조회를 하면서 부실장을 보지 않고 딴청을 피웠다. 그러자 부실장이 자기 얼굴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정산소 담당 직원에게는 단말기만 쳐다보지 말고 고객 얼굴도 쳐다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 얼굴을 쳐다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침부터 전일 근무자가 부실장에게 혼났다. 어제저녁 8시에 백화점 간부가 퇴근하면서 반드시 있어야 할 지점에 근무자가 없었다고 말한 모양이다. 그 말로 인해 A 씨를 아침부터 달달 볶았다.
매일 조회를 하면서 기사들이나 주차 유도원의 부족한 점만 말한다. 근무하면서 관리자들로부터 수고했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아마도 거의 모든 회사가 이런 식의 대화가 진행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때 감정노동자의 에너지는 이미 떨어진 채 고객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이들은 알고 있을까?
첫 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오니 탁자에 앉아있던 누군가가 나에게 “일은 할 만하냐?”라고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지 몰라 “실례지만 누구세요?”라고 다시 물으니 본사 담당자라고만 말하며 첫날 필자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사를 하려면 자기가 먼저 누구라고 신분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생각하니 여기에 근무하는 흔히 말하는 간부들은 아무도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다. 이것이 사람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이다.
아직도 근무 시간이 익숙하지 않다. 오늘도 집중 근무 시간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근무 시간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여기서 집중 근무란 고객의 차가 들어오면 번호표를 나눠주는 근무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구분이 없다.
B 씨가 차에서 편하게 쉬지도 못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쉬기 위해 자기 차가 주차된 곳으로 갔더니 부실장이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도 아닌데 자기 차에서 마음대로 쉬지도 못하게 하는 이유를 아무도 모르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면 생활이 어렵다는 생각은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관리자에게 바른 소리를 하거나 반대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관리자가 시키는 대로 따르게 되면서 수동적으로 변하게 된다. 관리자는 직원들의 이런 태도에 익숙해지면서 직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편한 대로 일을 시키게 되면서 직원들은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다.
7시에 바닥에 ‘천천히’라는 글을 칠하는 작업을 했다. 8시면 주차장이 폐쇄되기 때문에 방해를 받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7시부터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자기들이 vip를 불편하게 만들지 말라고 노래를 부르더니 실제로는 고객이 주차장을 이용하는 시간 동안 작업을 하면서 고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아마도 작업자에게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을 거로 추측한다.
문제는 ‘천천히’라는 글자를 바닥에 그린다고 고객이 천천히 운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발레 기사가 속도를 줄이라고 신호를 보내도 수신호에 따르지 않고 과속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천천히’라는 글자를 보고 속도를 줄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과속하는 사람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기사들과 의견 교환이 있었다. 이때 과속방지턱에 대한 말도 나왔지만, 백화점 관리자가 과속방지턱이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과속방지턱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바닥에 페인트로 칠한 ‘천천히’라는 글자도 미관상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마도 이 사람은 열심히 일했다는 자기만족을 위해 일하는 것 같다.
오늘 또 C와 갈등이 있었다. 7시 넘어서 차를 한 대 G1에 세우더니 나보고 한 대씩 교대로 하는 거라 다른 차를 가리키면서 그곳에 세우라고 명령하는 것이었다. 말하는 태도나 방법이 불쾌함을 불렀다. D 씨에게 이 말을 하니 일하기 싫어하는 몇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하면서 자기는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아마도 ‘서로 적게 일하기, 남보다 많이 일하지 않기’에 초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싫다’라는 말을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고 있다.